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제히 지점 통폐합을 단행했던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들어 지점망 확충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신규 점포 개설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은 작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00개가 넘는 지점을 폐쇄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고객 밀착 마케팅을 통한 영업 확대를 위해 각 은행마다 5~10개 지점을 새로 낼 계획이다. 서울 강남 반포,잠실 등 부유층이 밀집된 강남 재건축단지와 은평뉴타운,판교,인천 청라지구 등 수도권 주요 택지개발지구 등이 타깃이다.

지난 1분기까지 60여개 점포를 통폐합했던 국민은행은 상반기 8개 지점을 신설한 데 이어 연말까지 10개 지점을 추가로 늘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1193개까지 줄었던 국민은행의 지점수는 올 연말 다시 12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본격적으로 영업망 확충에 나서기는 힘들지만 반포,용인 흥덕 등 새로 인구가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확충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30개 지점을 없앴던 하나은행도 상반기 7개의 영업점을 신규 오픈한 데 이어 하반기에 은평뉴타운 2지구,동판교,파주 운정 신도시,인천 청라지구 등 10여곳에 지점을 추가 개설키로 했다. 하나은행은 특히 홈플러스에 입점한 지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이와 비슷한 형태의 '인스토어 브랜치' 영업점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상반기까지 104개 지점을 통폐합했던 신한은행 역시 지난달 인천에 영업점을 신설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은평뉴타운을 비롯해 5곳에 지점을 새로 낼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하반기에도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을 위주로 점포수를 줄여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지역에는 지점을 신규 개설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내실 경영을 표방하면서 지점 구조조정은 올해 초만 해도 은행들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였지만 이제 지점 통폐합 작업은 일단락됐다"며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면 은행들의 지점 출점경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균/유창재/유승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