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계열 와인 수입사인 신세계L&B와 이마트가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이들이 수입 · 판매하는 칠레 와인 'G7(Generation7 · 7세대)'이 불황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달릴 정도로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G7은 1825년 창업한 와이너리 '카르타 비에하'가 와인생산 7대째를 기념해 만든 브랜드다.

G7은 지난 5월 초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초도 물량 3만5000병이 한 달 만에 매진됐다. 이마트는 예상보다 한 달 이상 짧은 기간에 G7이 팔려나가자 6월 초 추가로 7만병을 주문했지만 공수에 시간이 걸려 한 달 동안 팔지 못했다. 지난달 중순 재판매에 들어간 G7은 보름 만에 이마트 와인 판매순위(7월 기준)에서 1~3위를 휩쓸었다. 카베르네 소비뇽(레드 · 사진) 1만1000병,메를로(레드) 8000병,샤도네이(화이트) 7000병이 판매됐다.

이마트는 올해 와인 판매에서 G7이 1,2,3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7월 말까지 이마트에서 가장 많아 판매된 와인은 '조세피나'로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G7이 가격(병당 6900원) 대비 맛과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하루 평균 1500병 정도 팔려나가 연간 기준으론 1위 자리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직거래를 통한 대량 구매 방식으로 카르타 비에하의 수입 단가를 대폭 낮췄다. 그동안 다른 국가에서는 한 번에 1만병 정도 주문했지만 이번에는 3~7배 정도 대량 발주한 데다 마진도 10% 선으로 억제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기존 수입상들의 와인 판매 마진은 평균 40%에 달한다.

이마트의 신근중 와인바이어는 "현 추세대로라면 이마트 내 연간 와인 판매에서 G7이 정상에 오를 게 확실하다"며 "수요가 급증해 3차 주문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와인 한 종류가 하루 1000병 이상 팔린 것은 이마트에선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