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을 대상으로 청문회 해야할 판

연말정산 이중 소득공제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다름 아닌 "100% 백옥같이 희겠느냐만 큰 잘못 없이 살아왔다"던 김준규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검증과정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연말소득공제에서 배우자공제를 신청해 매년 100만원씩을 공제받았지만 김 후보자의 부인 이모씨는 2006년에 임대소득 등 소득 7300만원, 2007년 소득 5600만원, 2008년 760만원의 소득이 있다고 세무서에 신고했기 때문에 연간 실소득 700만원(과표기준 100만원)이하인 배우자공제 대상이 명백하게 아니다.

결국 김 후보자는 부인의 소득이 연간 수천만원이 넘는데도 배우자공제를 신청해 300만원의 부당공제를 받은 셈이다. 더욱이 김 후보자의 부인 이씨는 2006년 3월 서울 종로의 한 오피스텔 상가를 매입한 이후 이 상가에서만 연 1200만원의 임대소득을 올리고 있다.

국민들의 입장에선 '또 이중 소득공제냐' 하고 지겨워 할 정도로 이중 소득공제문제는 나라의 핵심일꾼을 결정짓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전후해 집중적으로터져 나오고 있다.

참여정부시절 이택순 당시 경찰청장 내정자의 부양가족 이중소득공제의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의 배우자 이중소득공제 의혹에서부터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남기홍 전 통일부장관 내정자의 자녀교육비 이중소득공제, 이달곤 현 행정안전부장관의 배우자 이중소득공제 등 모두 인사검증 과정에서 거론되지 않았으면 아직도 아무도 모르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관련기사 : 조세일보 2009년 2월 24일자 ''이중 소득공제' 언제까지‥국세청은 뭐하나'>

김 후보자 측은 "실무선에서 실수가 있었을 수 있는데 잘못된 점이 있다면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지만 조만간 관련된 세금을 납부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달곤 장관도 152만원의 세금을 논란이 된 후 뒤늦게 정산해서 납부했고, 남주홍 전 장관후보자도 6년동안이나 이중공제받은 세금 1500여만원을 뒤늦게 납부하곤 도망치듯 자진 사퇴했다.

이쯤 되면 인사청문회를 하지 않으면 이중 소득공제는 아무도 모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올 법하다. 그만큼 이중 소득공제에 대한 국세청의 검증시스템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연말정산 소득공제 자료에 대한 이중공제 여부를 판단하는 국세청의 검증절차는 크게 2단계로 국세청통합전산망의 전산스크린을 통한 검증작업을 거친 후 그에 따른 혐의자에 대한 2차 세부검증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

문제는 이 검증 자체가 연말정산 공제 대상자 전원에 대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 1차 전산검증 자체가 20여개 연말정산 공제항목 중 1∼3개 정도를 선택해서 실시되고, 그 부분에 문제가 있는 대상자들만을 대상으로 다른 공제항목도 검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1300만명의 소득공제자료를 모두 한번에 검토하기 어렵다는 것이 국세청측의 설명이지만, 1차에서 선택되지 않은 항목에서 이중공제가 있을 경우 2차 검증은 거치지도 않게 된다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것.

김 후보자의 경우 배우자에 대한 이중소득공제를 했지만, 국세청이 최근 1차 검증에서 교육비공제나 보험료공제 등을 1차 검증대상으로 삼았다면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었던 셈이다.

국세청은 올 초 이달곤 장관의 이중소득공제 문제로 떠들썩해지자 이같은 소득공제 검증시스템에 변화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의 표본검증방식이 아닌 20여개의 전체 공제항목을 한번에 전산검증할 수 있는 '토털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6개월여가 지난 8월 현재까지도 이른바 토털시스템의 구축은 미완성상태다.

1300만명 근로자들의 모든 연말정산 소득공제자료를 보유 관리하고 있는 국세청은 이중소득공제라는 '고름'을 하루빨리 치유할 길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제2, 제3의 남주홍, 이달곤, 김준규는 언제든지 터져 나올수 밖에 없을 것이며, 그때는 아마 전 국민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해야할지도 모른다.

조세일보 / 이상원 기자 lsw@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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