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에 근무하는 청원경찰이 고객이 놓고 간 현금과 수표 등 1억원을 찾아줘 훈훈한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1억원을 입금하기 위해 우리은행 남부터미널지점을 찾은 기업체 사장 A씨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했다. 입금의뢰서를 쓰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오자 무심결에 돈봉투를 놔두고 지점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은 것.한참 통화한 후에야 돈봉투 생각이 난 그는 지점으로 뛰어 들어갔다. 돈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날 꼭 송금해야 할 돈이었기 때문에 앞이 캄캄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A씨는 말했다. 수표는 분실신고를 하고 법원으로부터 제권판결을 받으면 돈을 회수할 수 있지만 그 절차를 다 마치려면 몇 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 당장 써야 할 돈이라면 큰 낭패를 보게 되는 상황이었다.

마침 눈에 띈 사람은 청원경찰 김이레씨였다. "혹시 여기 있던 돈봉투 못 보셨어요. " 김씨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창구직원에게 맡겨놨으니 본인 확인만 되면 바로 돌려드리겠습니다. " 지옥에서 천당으로 가는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일까. "정말 죽다 살아난 느낌이었다"고 A씨는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