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전 금호아시아나 석유부문 회장이 6일간의 침묵을 깨고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대표이사직 해임에 대한 법적 대응과 박삼구 명예회장의 경영 책임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한정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금호아시아나 '형제의 난'이 법정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찬구 전 석유화학부문 회장은 3일 오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금호석유화학의 내실 위주 경영방침은 박삼구 회장님의 외형추구와 근본적으로 상치되었다"며 이번 총수일가의 갈등이 적어도 3년 이상 이어져 온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박 전 회장은 박삼구 회장이 지나치게 무모한 가격과 풋백 옵션이라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조건으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인수를 추진한데 반대하고 이를 막아보려 했지만 마찰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동성 위기가 금호석유화학에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 재산을 들여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취득했다는 해명입니다. 그러나 지난 28일 박삼구 회장이 불법적으로 이사회를 소집해 박 전 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기습적으로 가결시켰다며 이에 대해 적절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박찬구 전 회장은 "박삼구 회장의 자제인 박세창 상무 등이 금호석유화학 주식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호렌터카와 금호개발상사에 금호산업 주식을 340억원에 매각했다"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금호렌터카 등의 대주주 주식 매입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또 "이러한 불법적인 거래를 지시하였거나 관여한 책임자는 반드식 응분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또 다른 법적 대응도 암시했습니다. 박삼구 명예회장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일침을 가했습니다. "법적 실체가 없는 상징적 직위에 불과한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했을 뿐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일시적인 방편"이라며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마땅히 경영 일선에서 실질적으로 완전히 물러나야 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박찬구 전 회장은 3일 오전 입장 표명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박 전 회장의 지인에 따르면 박찬구 전 회장은 대표이사직 파면 이후 주변과의 연락도 끊은 채 법적 대응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OW-TV NEWS 한정연입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