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제고 목적…펀드매니저 증시 낙관
"코스피 1,700 가까워지면 비중 감소할 듯"


펀드런(대량환매) 우려가 나오지만, 국내 주식형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이 증시가 최고 활황을 보이던 지수 2,000 때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주식 편입 비중은 7월30일 기준으로 평균 92.41%로 나타났다.

작년 말 87.04%에서 5%포인트 가량 늘어난 것으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보호 신청 직전인 2008년 9월16일 88.96% 이상으로 올라섰다.

나아가 코스피지수가 2,064.85로 역대 최고점을 기록한 2007년 10월31일의 92.72%에 육박했다.

설정액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주식편입비중은 94.32%로, 2007년 10월31일의 93.53%보다 많다.

신영자산운용은 97.79%로 96.82%보다 높아졌으며, 하나UBS자산운용도 80.77%로 68.89%에서 늘어났다.

동부자산운용도 94.09%에서 97.41%로 대폭 늘렸다.

한국투신운용(96.35%), 삼성투신운용(94.39%), KTB자산운용(94.10%), 신한BNP파리바운용(95.53%)은 2007년 10월31일의 97.48%, 96.45%, 97.65%, 95.74%(차례대로) 보다 각각 소폭 줄었지만, 95% 안팎의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오르고 설정액이 줄면서 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이 자연스레 올라갈 수 있지만, 펀드런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 시대를 열면서 '장밋빛' 전망 일색이던 2007년 10월31일 수준에 올라갔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게 자산운용업계의 평가다.

펀드매니저들이 지금 시점을 펀드 수익률 제고 기회로 삼고 있으며 향후 주식시장을 낙관하고, 펀드 대량 환매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펀드의 현금비중을 13% 이상이면 펀드매니저들이 비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5% 이하이면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는 잣대로 사용된다.

현대증권 배성진 펀드 애널리스트는 "펀드매니저들이 향후 주식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아직은 비중을 줄일 때가 아니며 코스피지수가 1,700에 가까워지면 비중이 점차 줄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환매가 급격히 나오지 않은데다 향후에도 펀드런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비중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펀드의 주식편입비중 확대로 한국증시의 안정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가총액 대비 펀드의 보유 주식 비중은 6월 말 현재 9.05%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0월의 7.75%에서 늘어났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