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고 김민석군 "그 상황이면 누구라도 했을 것"

전남 광양의 한 고교생이 깊은 계곡 물에 빠져 익사위기에 놓였던 중·고교생 형제를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광양제철고 2학년 김민석(17)군.

지난 달 25일 오후 1시30분께 친구와 함께 광양 옥룡계곡에 놀러 온 김 군의 눈에 허우적거리며 머리가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는 한 학생의 모습이 들어왔다.

계곡 웅덩이는 최근 잦은 장맛비에 물도 많이 불어나 수심도 3m를 훌쩍 넘을 정도로 깊어졌다.

순간 위험을 직감한 김 군은 곧바로 물에 뛰어들어 문모(16.고1)군을 물 밖으로 끌어냈다.

주변에 있던 사람이 몰려오는 등 어수선한 과정에 김 군은 조금 전에 구해냈던 문군이 동생과 함께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주저할 것도 곧바로 다시 물에 뛰어든 김 군은 물속을 뒤진 끝에 3m 아래 바닥에 엎드린 채 가라앉아 있는 문 군의 동생(14.중3)을 물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문 군의 동생은 이미 호흡이나 의식이 없는 상태로 생명이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

김 군은 침착하게 주변 사람에게 119 구조를 요청하고 평소 배웠던 심폐소생술을 주변 어른과 함께 했다.

문 군의 동생은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광주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3일만에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군이 재빨리 구조하고 침착하게 심폐소생술을 했기 때문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소방당국과 전남도교육청관계자는 전했다.

학년 반장과 안전부원 등으로 활동하는 김 군은 의협심과 책임감이 강해 학교와 친구 사이에서도 이른바 '짱'으로 불리고 있는데 이번 선행이 알려지면서 '영웅' 호칭을 하나 더 얻었다.

건장한 체격에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로 활동적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갈고 닦은 수영실력은 이번 인명구조에 큰 도움이 됐다.

김 군의 선행사실은 당시 현장을 목격한 전남도청 공무원이 도 교육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도 교육청은 김 군에게 교육감 표창을 수여했으며 여름철 물놀이 사고 등 위험상황에 대한 대처요령 등을 다시 한번 학교현장에 강조하기로 했다.

김 군은 2일 "누구라도 그 같은 현장을 봤다면 구하려고 뛰어들었을 것"이라며 "다행히 모두 생명을 건져 너무나도 다행이다"고 말했다.

(광양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nice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