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불법 농성 사태를 풀기 위한 노사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쌍용차 노사는 2일 새벽까지 나흘째 철야 협상을 가졌지만 핵심 쟁점인 정리해고 수용 여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최종 교섭에서 해고자 974명 가운데 △290명은 무급 휴직 △100명은 정규직 영업사원 전환 △253명은 분사를 통한 이동 배치 등으로 구제하는 타협안을 내놨다. 그러나 노조는 "희망퇴직과 분사는 퇴사를 뜻하는 만큼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책략"이라며 총 고용 보장을 끝까지 요구했다.

박영태 법정관리인은 "노조가 마지막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더 이상 대화는 없다"며 "임직원들 스스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4600여 직원이 농성장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았다. 이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청산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안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협상이 결렬되자 점거 농성을 풀고 도장공장을 자진 이탈하는 노조원이 속출했다. 쌍용차에 따르면 교섭이 결렬된 뒤 농성 현장을 빠져 나온 노조원이 이날 하루에만 80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시간당 5~6명씩의 노조원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날 용역업체 직원 300여명과 함께 농성자들의 볼트 새총 및 화염병 공격을 막기 위한 보호장비를 공장 안에 배치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또 액체도료가 굳으면 복구가 어렵다는 이유로 꺼렸던 도장공장에 대한 단전 조치도 전격 단행,조만간 강제해산이 시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평택=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