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지난 30일 오전 9시 시작된 쌍용자동차 노사 직접대화가 만 하루를 넘긴 가운데,사측이 무급 휴직자 수를 종전의 100명보다 많은 정리해고자(976명)의 20%선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역시 분사 및 영업직 전환 등을 통한 정리해고를 일부 받아들이기로 했다.하지만 노조는 희망퇴직자를 전원 구제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최종 협상이 결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상진 쌍용차 홍보담당 상무는 31일 오전 9시30분께 경기 평택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해고근로자의 처우 문제를 중점 논의하고 있다”며 “사측에서 일부 진전된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의 근본적인 입장 변화가 없어 타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일부 언론에서 사측이 무급 휴직자 수를 40%까지 확대 제시했다고 보도했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덧붙였다.

사측은 지난 달 말 정리해고자 976명 중 450여 명에게 희망퇴직 기회를 재부여하고,분사 및 영업직 전환을 통해 320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100명에게 무급휴직,100명을 우선 재고용한다는 내용을 최종안으로 제시했었다.하지만,협상 과정에서 △희망퇴직 350여 명 △분사 및 영업직 전환 320여 명 △무급휴직 200명 및 100명 우선 재고용 등으로 진전된 안을 내놓았다.또 희망퇴직자 전원에게 협력업체 일자리를 알선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맞서 노조는 희망퇴직 기회를 재부여하기로 한 450명 전원에 대해 무급 휴직기회를 부여하거나 분사 및 영업직으로 전환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분사와 영업직 전환 모두 쌍용차를 일단 퇴사한 후 사측과 별도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최 상무는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취하문제 등도 논의 대상이지만,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정리해고 처리”라며 “협상 시한을 두지 않고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측의 양보가 결국 쌍용차를 청산으로 몰고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무급 휴직자 수 증가가 4대 보험료와 퇴직금 부담으로 직결되는 등 자금압박을 심화시키는데다 추후 재고용 압박까지 가중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보고서에는 원안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해도 700명이 잉여인력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노조 주장대로 단 한 명도 정리해고하지 않을 경우 생산직 중 과반수가 일없이 월급만 받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따.

한편 쌍용차 노사는 이날 새벽까지 총 네 차례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여왔다.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제5차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다.노사 양측은 평택공장 안팎에서 별다른 충돌없이 협상 결과를 기다렸다.

평택=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