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분양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지방의 분양 시장은 여전히 안갯 속입니다.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더 많은 물량이 나올 예정이지만, 이미 쌓일 대로 쌓인 미분양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2007년 분양에 들어간 대구시 수성구의 한 주상복합 단지. 내년 입주를 앞두고 미분양이 여전하자 해당 건설사는 파격적인 계약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입주한 뒤 6개월 이내에 언제든 해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낸 계약금의 이자도 돌려주기로 한 겁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쌓여 있는 지방의 미분양은 새로운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강종학 대구 분양 관련 대행사 "지방은 수도권처럼 지역 개발호재가 많지 않고 지역 경제 차원에서 뒷받침할 동력이 없어서 신규 분양을 하더라도 무리수가 있을 것 같다. 기존의 미분양 털어내기도 급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금까지 지방에 분양한 아파트 42개 단지는 단 한 곳을 빼고 모두 미달됐습니다. 심지어 10곳 중 8곳은 청약자가 아예 없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지방에 일반 분양될 예정인 물량은 87곳에 모두 5만 8천여 가구. 상반기 분양된 물량보다 많고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된 물량의 2배가 넘습니다. 최근 수도권의 뜨거운 청약 열기를 이어받아 미뤄온 분양에 나서겠다는 것인데 기존 미분양이 많은 까닭에 부담입니다. 아직까지는 분양 시장이 투자 수요 위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차익이 확실하지 않은 지방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 "지방에도 대표적인 건설사들이 시장을 타진해 볼 수 있는 지역에 분양 물량을 내놓을 예정인데 전반적으로 미분양이 많아 전체 청약률은 높지 않겠지만, 일부 주변 산업체 기반 시설이 있어 새 주택에 대한 매수력이 있는 곳은 상대적으로 나은 청약률이나 계약률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까지 지방에 남아 있는 미분양 아파트는 모두 12만여 가구. 아무리 계약의 문턱을 낮춰도 지방은 좀처럼 살아나기 힘든 상황이어서 자칫 미분양만 더 쌓이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WOW-TV NEWS 이지은입니다. 이지은기자 luvhyem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