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자동차업체들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내수 시장을 겨냥,9월부터 간판급 모델을 대거 교체한다. 소비자 검증을 끝낸 주력 제품들인데다 '신차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내수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YF쏘나타 등 후속 모델은 디자인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성능 및 연비를 개선한 게 특징"이라며 "경기가 회복세를 띠고 있는데다 노후차 교체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있어 판매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경차 · SUV · 중형차 '간판' 교체

GM대우자동차는 다음 달 19일 마티즈 후속 모델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신차 발표회를 연다. 시판일은 9월1일이다. 지난 27일부터 경남 창원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갔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1000cc급 경차로,구형(800cc)보다 배기량이 크다. 출력과 토크를 10~20% 강화했으며,종전 16.6㎞/ℓ(자동변속기 기준)인 연비도 개선했다. 뒷문 손잡이를 창틀에 다는 등 외양에 많은 변화를 줬다. 길이(3495㎜)와 축거(2345㎜)를 800cc 모델보다 각각 100㎜,30㎜ 확대했다.

GM대우 관계자는 "과거 경차의 지존이던 마티즈가 후속 모델을 내놓지 못하면서 내수 점유율이 15% 수준으로 밀린 상태"라며 "단숨에 경차 시장을 평정해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가격은 800cc 모델보다 100만원 안팎 높은 900만원 선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다음 달 25일께 투싼 후속모델(프로젝트명 LM)을 내놓는다. 투싼은 작년 국내에서 2만4300여 대,해외에서 19만여 대가 팔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최강자다. 신형 싼타페에 장착한 친환경 R엔진 및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1등급 수준인 16㎞/ℓ 안팎의 연비를 낸다. 현대차는 LM을 국내에서만 한햇동안 4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오는 9월 중순 새 쏘나타 시리즈인 YF쏘나타를 출시한다. 2.0ℓ 및 2.4ℓ 등 두 종류다. 쏘나타는 작년(12만3208대) 및 올 상반기(5만5425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어서,YF 역시 단번에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블 위시본 대신 가볍고 탄력이 좋은 맥퍼슨 스트럿 방식의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NF쏘나타보다 차체가 가볍고 강성이 좋아 연비 및 안전성이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벤츠 E클래스와 골프도 새 모델

수입차 중에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다음 달 24일 E클래스의 전체 모델을 바꾼다. E클래스는 벤츠의 대표적인 중형 세단으로,2002년 처음 선보인 후 7년 만의 세대교체다. 벤츠는 E200,E280,E350 등 E클래스 7개 모델을 판매해 왔다.

신형 E클래스의 특징은 전조등이 종전의 타원형에서 직각형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길이(4886㎜) 및 축거(2874㎜)를 각각 12㎜,20㎜ 늘리는 등 외형도 키웠다. 벤츠는 문짝이 2개이고 차량 뒤쪽이 낮은 쿠페형 E클래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가격은 모델별로 6000만~1억원이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사전계약 물량이 수백대에 달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9월 말 '해치백의 대명사'로 꼽히는 6세대 골프를 내놓는다. 1974년 1세대 출시 후 전 세계에서 2600만대 이상 팔린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다. 국내에선 2004년 10월(5세대) 이후 약 5년 만에 전면 교체하는 것이다. 앞차와의 거리를 스스로 조절해주는 첨단 안전장치 등을 장착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6세대 골프는 가장 안전하고 조용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며 "수입 대중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