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여름장사 망치겠네…."

예년보다 '안 더운' 7월 날씨 탓에 유통업체들이 울상이다. 이달 들어 국지성 호우에다 흐린 날이 많아 에어컨,선풍기는 물론 아이스크림,맥주,음료 등 여름상품 판매가 극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덥지 않은 날씨 탓에 가장 고전하는 것이 에어컨,선풍기 등 냉방가전.이달 1~26일 중 하이마트의 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2%,선풍기는 24.6% 각각 감소했다. 이마트(-20.0%)와 롯데마트(-23.8%)의 냉방가전 매출도 20% 이상 뒷걸음질 쳐 여름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달 평균 기온이 24도로 작년 7월보다 0.9도 낮아 선선했기 때문.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이 작년 7월엔 8일이었지만 올해는 5일에 그쳤고 강수량은 거꾸로 120㎜나 늘었다.

유통업체들은 지난달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때아닌 특수를 누리다가 이달 들어 정반대 양상이어서 더욱 실망이 크다. 작년 6월에 한번도 없었던 30도 이상인 날이 올 6월엔 5일이나 됐고 평균 기온도 22.4도로 0.9도 높았다. 그 덕에 지난달 에어컨 매출 증가율이 하이마트가 49.6%,현대백화점이 70.9%에 달할 정도로 호조를 보였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지난달 이른 더위로 여름상품 매출이 크게 늘어 올 여름 무더위 특수를 기대했는데 예상 밖의 선선한 날씨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여름 먹을거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마트에서 이달 1~26일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3%,맥주는 5.2% 각각 감소했다. 잦은 비로 당도가 떨어져 홈플러스에선 과일 매출이 3.4% 줄었다. 장마로 야외활동이 줄면서 탄산음료(이마트,-1.1%) 스포츠음료(바이더웨이,-3.0%) 매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떨어진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이마트는 24일~8월2일 '앙코르 세일'을 열어 에어컨 등을 최고 35% 할인판매 한다. 이마트는 다음 달 5일까지 '여름빙과 골라담기' 행사를 통해 700원짜리 아이스크림 11개를 380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에어컨 구매고객 최대 30만원 상품권 증정 △여름 먹거리 500t 대방출 △여름철 히트 먹거리 최대 50% 할인전 등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김성수 롯데마트 냉장냉동MD(상품기획자)는 "장마가 지나면 기온이 올라가 9월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관측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석/강유현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