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을 꼽는다면 단연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수학 · 과학 · 의학 · 건축 · 토목 · 미술 등 다방면에 걸친 그의 활약상은 실로 화려하다. 다빈치 생존 이후 세기가 여러 차례 바뀌었어도 그의 발자취는 여전히 모두의 관심사다. 무엇이 그를 천재 중의 천재란 찬사를 받게 만들었을까.

다빈치의 사고 및 행동방식을 연구한 토니 부잔과 레이먼드 킨은 그들의 저서 《천재에 대한 책》에서 그 비결을 밝히고 있다. 비결이라지만 의외로 간단하고 일상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다빈치의 스타일을 간략히 요약하면,호기심과 실험정신으로 무엇이든지 시도하고,예리한 감각의 날로 인식하고자 하고,불확실성에 대한 포용력으로 독창적인 잠재력을 개발하고,감성적 사고와 이성적 사고의 조화를 지향하고,자신의 육체적 성질을 이해하며,모든 사물과 현상의 연관성을 인식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적 사고를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빈치의 7가지 사고와 행동원칙을 기억하고 적용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다빈치처럼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 두 연구자의 주장이다.

세상은 다빈치를 천재로 기억한다. 그리고 천재들은 어떤 특별함을 지녔을 것이라 여긴다. 그러기에 천재가 가졌을 그 특별함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일쑤다. 보통사람이기 때문에 창의적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창의성은 천재 또는 특별한 사람의 몫으로 떠넘겨 버린다.

창의성은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이 독창적 창의성이다. 단지 그것을 단단한 편견의 허물 속에 가두고 있을 뿐이다. 다빈치가 16세기에 창의성을 주창하며 그 많은 일들을 이루었을 리는 만무하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스타일이 그를 천재로 기억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천재와 보통사람의 차이는 간단하다. 창의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식의 소유론적 갑론을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개개인의 사고와 행동의 스타일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신르네상스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창의성은 필수다. 역사문학가 시오노 나나미의 말처럼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요체는 비좁은 정신주의의 껍데기 속에 틀어박히지 않은 대담한 영혼과 냉철한 합리적 정신에 있다. 여기에 입각한 정신과 육체의 감각적이고 관능적인 조화,이것을 감지하지 못하는 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정신을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을 갖춘 신르네상스 시대의 일원이 되기란 요원하다. 생각의 틀을 깨는 호기심은 멋진 시작을 예고한다. 그 호기심은 몰입의 단계를 거쳐 창의로 이어지게 한다. 새롭게 보고 알고자 했던 욕구가 찬란한 시대를 만들었듯이 말이다. 어찌 보면 창의적이기보다 공부가 제일 쉬웠다는 고백이 많은 세상이기에 이렇게 거창하게 다빈치 운운하며 호기심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방형 SK마케팅앤컴퍼니사장 lee@skm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