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언론 감시' 차단한 中지도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하이펑에 관련된 특정 기사가 중국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일제히 지워졌다. 후하이펑은 벤처회사인 칭화홀딩스의 공산당 서기다. 칭화홀딩스는 칭화대의 벤처회사들인 칭화퉁팡의 지주회사이기도 하다. 후 서기와 관련돼 삭제된 기사는 칭화홀딩스 산하의 보안검색용 스캐너업체인 누크테크의 뇌물공여사건이다. 누크테크의 현지 책임자는 아프리카 나미비아 공항에 검색시스템을 설치하며 현지 관리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됐다. 후 서기는 작년 말까지 이 회사의 사장을 지냈다.

권력자들이 연루된 뇌물사건은 한국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이런 점에선 중국이라고 해서 특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이 감춰지고 있다는 것은 타국과 중국의 다른 점이다.

중국의 언론에서 지도자나 그의 가족에 관련된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것은 일종의 국가기밀이나 마찬가지로 취급된다. 이들이 집단적으로 살고 있는 중난하이가 철통의 보안에 싸여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지도부와 그 가족은 언론의 취재대상에서 벗어난 일종의 성역에 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권력자들의 가족에 관한 소식은 '카더라통신'으로 떠돈다. 후 서기에 관해선 베이징올림픽 때 보안장비를 공항에 설치하며 많은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물론 정상적인 방법만으로 돈을 벌지는 않았다는 꼬리가 따라다녔다. 사실 중국에서 권력자들에 대한 소문은 끊이질 않는다. 저 건물은 사실 누구의 소유이며, 어떤 회사는 누가 뒤를 봐주고 있다는 식의 루머는 계속 양산되고 있다.

문제는 루머가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 때문에 정설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후 서기가 이번 사건에 어느 정도 연루됐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를 무조건 감추기만 한다면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굳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비치는 중국지도부가 적잖은 부담을 지게 될 것은 분명하다.

언론을 통제하려는 중국지도부가 오히려 그 통제에 의해 부메랑을 맞게 되는 셈이다. 언론이란 거울을 통해 스스로를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면 중국사회가 좀더 투명해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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