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벗어났으나 본격회복은 일러, LTV 강화등 투기심리부터 차단을
[시론] 출구전략 논의 때이른 이유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출구전략의 배경에는 단기 유동성의 증가와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거품 우려에 기인하지만 출구전략의 섣부른 논란은 기업과 투자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경제안정에 도움이 결코 되지 못한다.

먼저 실물경제의 회복 여부에 대해 살펴보면 경기의 저점은 작년 4분기나 올 1분기에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실물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또한 올 2분기의 성장률은 전기 대비 2.3%(전년 동기 대비 -2.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지않고,여전히 경제침체에 놓여있기 때문에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현재의 확장적인 재정 · 금융정책의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 선제적인 출구전략이 거시경제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중요하지만 섣부른 출구전략은 오히려 더 큰 경제적 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확장적인 재정 · 금융정책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보증정책들이 필요한 시기이다.

역사적으로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섣부른 출구전략과 부주의한 통화신용정책 운용이 제2의 대공황을 초래한 주요원인이 된 사실을 곰곰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대공황이 발생한 후 확장적인 재정 · 통화정책으로 실업률이 1936년에 현저히 떨어지는 등 실물경제의 회복조짐이 있었지만 FRB는 금융시장의 과잉유동성이 신용팽창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긴축정책으로 선회했다.

이러한 잘못된 출구전략이 제2대 공황의 원인이 됐으며,국내경제도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출구전략은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 국내 경제가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 하더라도 경제구조가 견고하거나 본격적인 경제회복단계에 진입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출구전략보다는 실물경제의 흐름과 변화에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

다만 금리인상과 같은 출구전략은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800조원이 넘는 단기유동성과 부동산 가격의 급등에 대한 정책적 대응은 시급하다. 세계 각국의 금융위기 역사에서 보둣이 금융위기는 부동산가격 버블과 붕괴에 의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부동산 가격만 안정시킨다면 금융위기의 절반은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부동산 버블이 발생했을 때 이를 억제하기 위한 금리인상 같은 통화긴축정책은 실물경제의 급격한 침체를 초래해 경제위기로 확산되기 때문에 경제회복기에 부동산가격의 안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외에도 부동산 가격의 급등은 자금흐름의 왜곡,근로의욕의 상실,고임금,저출산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기 때문에 건전한 경제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부동산가격의 안정은 필요하다.

부동산가격의 안정을 위해서는 주택공급에 대한 규제는 어느정도 완화돼야 하지만 투기수요에 대해서는 엄격한 규제가 유지돼야 한다. 최근 정책당국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했으나 이미 재개발아파트의 가격은 최고치에 이르고 있어 선제적인 조치로는 보기 어렵다. 주택담보대출의 억제를 위해서는 부동산 투기지역의 확대와 함께 LTV 규제를 지금보다 더욱 강화해야 한다. 또한 1가구 2주택 이상의 양도세 강화 및 보유세 강화 등을 통해 투기심리를 차단해야 부동산 가격은 안정될 수 있다.

현 금융위기의 교훈은 세계 어느 나라의 경제도 견고하지 못하고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실물경기의 본격적인 상승 이전에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버블이 발생한다면 더블 딥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제안정을 유지하고 경제위기 극복 이후의 더블 딥 방지를 위해서는 자산가격의 급등을 예방하는 정책과 동시에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정책들의 추진이 필요한 시기이다.


남주하 <서강대 교수ㆍ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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