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국내주식형펀드 자금유출 2년3개월來 최대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가 4개월째 이어지면서 환매규모가 늘어나자 자산운용사들이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일부 자산운용사는 관련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하는가하면 금융투자협회는 매일 펀드 자금 유출입을 모니터링 하면서 만약의 대량 환매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500선을 넘어서 펀드 매물대가 대량으로 몰려있는 1,600선에 다가가면서 위기감은 짙어지고 있다.

◇ 국내주식펀드 자금유출 2년3개월來 최대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ETF 제외)에서 6천20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자금유출규모가 월간기준 2년3개월래 최대치에 달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코스피지수가 1,350선을 돌파했던 지난 4월 2천346억원을 시작으로 자금이 순유출로 전환하더니 5월 2천810억원, 6월 493억원에 이어 이달에도 자금 유출이 지속되면서 4개월간 1조1천858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달 들어 나타난 자금 순유출 규모는 2007년 4월 2조6천266억원 이후 2년 3개월여만에 최대 규모며, 4개월에 걸쳐 나타난 자금 순유출 규모도 2007년 2~4월 5조8천271억원 이후 최대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자금 순유출이 가장 많이 된 펀드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A)(692억원),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 클래스 K(344억원),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326억원) 등이다.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1-B(254억원), KB신광개토선취형증권투자신탁(주식)(236억원), 미래에셋3억만들기인디펜던스 주식 K-1(200억원),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2(주식)종류A(181억원), 미래에셋인디펜던스증권투자회사(주식)(177억원) 등에서도 자금유출이 많았다.

◇ 자산운용사 대량환매 대비 `비상'


펀드 환매가 계속되고 환매규모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코스피지수가 올라가면서 점점 매물대가 대량으로 몰려있는 지수에 다가서자 자산운용사들이 비상이 걸렸다.

대량환매가 발생하면 대량환매가 주가를 하락시키고 이는 다시 대량환매를 더욱 촉진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
이미 주식형 펀드 자금 순유출이 일어나기 시작한 지난 4월 이후 투신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23일까지 9조2천593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기관의 매도를 주도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4일 박현주 회장이 주재한 가운데 최근 환매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 긴급 임원 회의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에서는 5월 3천518억원, 6월 210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유출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펀드환매가 이어지자 지난달부터 매일 각 운용사별 환매규모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만일의 대량환매 사태에 대비해 금융위원회와 함께 비상계획도 세워놨다.

금투협 관계자는 "혹시나 해서 매일 자금유출입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면서 "대량환매가 나타나면 유동성 지원 방안도 마련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중 82%에 해당하는 33조원은 1,600선 이상에서 순유입된 자금으로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서면 원금회복을 하는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어나 대량환매 우려가 있다.

◇ 펀드분석가 "경기회복 가시화 여부가 관건"


펀드분석가들은 1,600선 이상의 대량환매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설정금액이 다시 늘어나면서 환매가 잦아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 문수현 연구원은 "1,600선 이전까지는 매물대가 얕아 환매 우려가 크지 않지만 1,600선 이상에서는 주식형 펀드 설정 잔고가 33조원 가량 쌓여 있기 때문에 지수가 1,600선으로 상승할 때 펀드 대량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물량은 증시 수급상 악재로 작용할 수 있으며 환매가 과다하면 펀드 운용에 차질이 생겨 기존 투자자의 투자 손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후정 펀드애널리스트는 "지금은 펀드 설정액보다 해지가 더 빨리 늘어나 자금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설정금액 자체가 늘어나면서 환매가 잦아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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