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조가 임금협상 부진을 이유로 지난 15일 이후 나흘간 부분 파업을 벌인 데 이어 어제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참으로 후안무치(厚顔無恥)하고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한심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5.5% 인상,생계비 부족분 200% 이상 지급,8시간씩 2교대 근무의 즉시 시행 등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나섰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요구이자 기본적으로 말이 안된다. 노조는 지난 2분기 기아차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이 같은 실적은 자동차 구매시 각종 세제혜택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정부 지원은 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과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전제조건으로 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경영자총협회가 어제 성명을 발표,"국민이 자동차산업 부양을 위해 낸 세금을 자신들에게 지급해 달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기아차 노조의 파업은 이기주의의 극단"이라고 강력 비난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구나 지금은 세계적인 자동차 수요의 위축으로 각국 업계 노사가 한데 뭉쳐 구조조정을 한창 진행하고 있는 생존게임을 벌이는 국면이다. 국내에서도 쌍용자동차가 파산을 면키 어려운 상태로 몰려 있고,GM대우는 당면한 위기극복을 위해 노조가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올해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그런데도 기아차 노조가 자기 배나 불리겠다며 파업에 들어간 것은 최소한의 염치도 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세금감면 등 정부의 자동차업계 지원책을 철회(撤回)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기아차는 파업이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경우 1만8000여대 의 생산 차질과 3300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한다. 최근 증가추세에 있는 자동차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또 정부 지원정책의 도움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호기를 스스로 차버리는 자해행위에 다름아니다. 기아차 노조는 당장 파업을 중단하지 않으면 국민여론의 거센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임을 먼저 자각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