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퇴근시간대 백화점 들러주세요.'

백화점 업계에서 낮 12시와 저녁 7시가 '황금 시간대'로 부상하고 있다. 바쁜 직장생활 탓에 시간 내기가 어려운 직장인들이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을 이용해 쇼핑을 하려고 백화점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무실이 밀집된 곳에 있는 백화점들은 직장인이 점심식사를 백화점에서 간단히 먹고 쇼핑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는 등 '직장인 마케팅'으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2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에 위치한 아이파크백화점은 오는 24일까지 낮 12시와 저녁 7시에 '굿 타임 한정 상품전'을 열고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낮 12시에는 점심시간 1시간 동안 구매할 수 있는 블라우스와 셔츠, 재킷, 바지, 넥타이 등 단품 위주의 저가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저녁 7시에는 퇴근 후 천천히 백화점을 둘러보며 살 수 있는 남성정장 등 고가 의류상품을 판매 중이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는 10만원 이상 직장인 구매고객에게 시원한 팥빙수를 제공, '카페' 역할도 대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올해 4월부터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아예 백화점에서 먹을 수 있도록 도시락 판매대를 오픈했다. 가격은 5000~7000원 수준으로, 기존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판매하는 초밥, 우동 등의 식품보다 1000~3000원 가량 저렴하다.

또 지난 2월말에는 20~30대 직장인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즉석쿠키와 미트파이, 과일파이, 머핀, 슈 등 단 맛이 나는 디저트 상품을 취급하는 매장을 새로 열었다.

이밖에 올해부터 '픽업서비스'를 운영, 바쁜 직장인들이 e수퍼마켓을 통해 장을 보고 퇴근할 때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싱글이나 맞벌이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 소공동 본점도 지난 5월부터 SK, LG CNS, 우리은행 등 백화점 주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So-Office클럽'을 신설, 직장인 고객들을 모으고 있다. 이 클럽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여기에 가입한 직장인들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식당가, 화장품, 의류, 아동용품 등을 3~10% 가량 싸게 살 수 있는 할인쿠폰을 제공 받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So-Office클럽' 가입 고객의 객단가는 18만원으로, 고객 전체 평균 6만5000원보다 약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역시 오는 8월 중 본점 인근 지역 직장인을 대상으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고객이 본점 방문시 명함을 제시한 뒤 신청서를 작성하면 마일리지 카드를 발급해 준다.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카드에 스탬프를 찍어줘 구매횟수에 따라 무료음료권 등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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