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계속된 폭우로 인해 국내 제철과일이 찬밥 신세가 되고, 수입과일이 인기를 얻고 있다.

GS마트는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과일 매출을 살펴본 결과 국내산 과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했지만, 수입과일은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여름철 과일은 수박, 참외 등 수분이 많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 찾는 사람이 줄어든데다 비 때문에 당도가 떨어지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GS마트 측은 전했다.

정이동 GS리테일 과일담당 상품기획자는 "수박은 물에 매우 민감한 상품으로 비가 많이 내리면 물을 흡수해 당도가 떨어져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도 내려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락시장에서 수박(9kg)의 경매가격은 지난 13일 1만1000원에서 20일 9000원으로 18% 하락했다. 포도와 자두도 각각 11%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5kg)는 2만5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자두(10kg)는 4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폭우의 영향을 받지 않은 수입과일은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바나나와 체리, 자몽 등 당도가 높은 품목들이 인기다.

최근 수입물량이 늘어난 체리는 매출이 지난해보다 86.3%, 자몽은 84% 증가했다. 바나나(41.7%)와 수입포도(30%), 키위(20.2%)도 많이 팔리고 있다.

게다가 최근 환율까지 안정되면서 수입과일은 가격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바나나(100g)가 188원, 포도(100g) 580원, 자몽(개) 1680원, 체리(500g/팩) 5980원 선이다.

비 피해가 덜한 지역의 수박값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비 피해가 적었던 충북 음성 지역의 수박(8kg) 가격은 13일 가락시장에서 8800원이었지만, 20일 1만1200원으로 27% 상승했다. 반면 충남 논산, 부여 지역의 수박(9kg)은 비 피해로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져 13일 1만1000원에서 20일 9000원으로 18% 하락했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7월 들어서 수박과 포도, 참외 등 여름과일 물량이 워낙 늘어서 가격이 떨어진 요인은 있지만, 비 때문에 가격이 내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앞으로 출하되는 과일은 장마철 집중호우로 빗물을 많이 흡수했기 때문에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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