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젠과 보령제약그룹이 공동으로 DNA칩을 이용한 원스톱 유전질환 예측 서비스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양사는 20일 서울 종로구 원남동 보령제약 본사에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과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전체 분석 서비스 사업 공동진출 및 향후 맞춤의약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날 첫 번째 공동 사업으로 'G-스캐닝' 유전자 검사상품을 국내 처음으로 출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마크로젠은 자회사인 엠지메드(대표 강호영)를 통해 DNA 분석을 담당하게 되며,보령제약그룹은 자회사인 보령바이오파마(대표 김기철)를 통해 G-스캐닝 검사 대상자를 확보하는 등 영업 · 마케팅을 맡게 된다.

'G-스캐닝(G-scanning · 게놈 스캐닝)'은 최첨단 생명공학기술인 DNA칩을 이용해 60억개에 달하는 우리 몸 전체 염색체 가운데 1440여 부위의 유전체를 스캔,유전자 이상 여부를 진단하는 첨단 스크리닝(screening)검사법이다. 해외에선 'G-스캐닝'과 동일한 DNA칩 기반의 유전체분석 검사법이 미국 시그네처제노믹스 및 베일러 의대 등에서 제공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산모의 자궁 내 양수를 채취해 산전 태아의 유전질환 여부를 예측하는 의료상품이 서비스돼 왔지만 혈액채취만으로 모든 연령 층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주는 의료상품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몸에서 채취한 1㏄ 미만의 혈액을 DNA칩에 넣으면 3~4일 이내에 자신의 몸에 들어 있는 1440여 부위의 유전체 정보를 99% 이상의 정확도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특정 유전체에 이상이 있을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은 정신지체,자폐,간질,학습장애,발육부진,다운증후군 등 각종 희귀 질환 등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를 한 번의 검사로 알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해독된 정보는 소비자가 원하면 10년간 보관되며,관련 유전체 정보가 새롭게 발견될 경우 수시로 업데이트해 1차 검사대상자의 희망에 따라 재검사를 받을 수 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유전자 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을 어린 나이에 확인할 경우 유전자 치료법 등을 통한 질병 예방과 조기 치료가 가능한 만큼 어린 나이에 받을수록 검사의 이익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은 검사 서비스를 제공할 병원네트워크 구축이 본격화되는 오는 27일부터 일반인의 서비스 신청을 받을 방침이다. 진단 비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1회에 2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양사는 특히 이번 DNA칩을 이용한 'G-스캐닝'이 개인별 유전체 정보에 기반한 맞춤의학(Personalized Genomic Medicine) 시대를 견인할 개인 유전체분석 서비스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최근 서울대 유전체의학연구소는 한국인 남성의 유전체 서열을 정밀 해독,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서정선 회장은 "향후 유전체 분석에 기반한 분자진단 의료 제품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사는 우선 신생아 및 유 · 소아를 대상으로 'G-스캐닝' 서비스를 시작하되,검사 대상을 성인 등 일반인에게로 점차 확대해 나간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을 받아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