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때 가장 잘 챙겨야 하는 요소 중 하나가 '정보'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채용 정보는 물론 채용 전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미리 준비해야 할 자격증은 무엇인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취업 스터디'는 훌륭한 정보 소스가 된다.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끼리 교류하면 방학을 맞아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자신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방학을 맞아 취업 스터디가 활기를 띠고 있다. 채용 전형이 점점 까다로워지면서 이제 취업 스터디 가입은 필수가 됐다. 최근 취업포털인 커리어가 대학생 15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35.8%가 '스터디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취업 스터디의 현황과 활용법을 알아보자.

◆전문화되는 취업 스터디

커리어에 따르면 취업 스터디는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전에는 언론고시,금융권,홍보 · 마케팅 등 업종이나 직종별 스터디가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 2차 면접 스터디' 등 아예 기업명과 시험 종류까지 내걸고 모집,운영하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

기업마다 면접에서 자사에 대한 관심과 애사심,입사 의지 등을 중요하게 평가하자 구직자들도 입사 희망 기업을 정한 뒤 미리 기업을 분석하고 해당 기업의 채용 전형에 맞춰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취업 스터디는 아무나 가입시켜 주지 않는다. 가입 기준이 의외로 까다로운 곳이 많다. 일방적으로 정보나 노하우를 얻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취업 스터디 운영진은 '스펙'이 어느 정도 비슷하고,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고려해 팀원을 구성하고 있다.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한 스터디 모임에서는 회원을 모집하면서 경제 관련 주제에 대한 글을 작성해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토익 스터디 그룹의 경우 '800점 이상'이라는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취업 스터디까지 재수해야 할 판이다. 이렇듯 들어가기 힘들지만,제대로 활용하면 취업을 준비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단기형 스터디 유행

취업 스터디는 최근 들어 번개 모임 같은 성향을 띠고 있다. 특정 기업이나 특정 분야의 전형이 임박할 때쯤 구체적인 이름을 내건 스터디가 등장해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식이다. 스터디가 짧고 굵게 변하는 것이다. 각 전형별로 준비해 면접까지 치르고 난 뒤 해체한다.

튀는 인재를 선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대학가에는 독특한 취업 스터디까지 생겨나고 있다. 기존에는 교사 임용고시나 언론고시 준비반,토익 스터디 등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합숙면접에 대비한 MT스터디를 비롯해 노래 스터디,마술 스터디 등 면접 대비용 개인기 스터디까지 나오고 있다.

압박면접을 연습하기 위한 '모욕 스터디'도 눈길을 끈다. 이 스터디는 회원 간 대화 도중 상대방의 말 실수나 신체적 약점을 집요하게 꼬집어 모욕감을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된다.

◆분명한 목표가 중요

취업 스터디는 너무 친해서 긴장감이 덜 할 수 있는 친구와 하는 것보다 친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이 비슷한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다. 분명한 목표 기준을 세워두는 것도 중요하다. 스터디 그룹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유지하기가 힘들다.

목표를 세워두지 않으면 단순한 친목 형식에 그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 달 안에 어학점수를 몇 점 이상 올리겠다거나,일정 기간을 정해두고 자격증을 취득하겠다 등의 설정을 해두는 것이 좋다.

'어떤 구성원들이 모이는가'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구성원의 성향에 따라 스터디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하려고 하는 의지가 최우선적인 자격조건이 돼야 한다.

여러 사람이 모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모임에 적극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구분된다. 같은 스터디를 해도 사람마다 얼마나 적극성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생긴다.

적극성을 높이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는 스터디 모임의 리더나 운영진이 되는 것이 있다. 모임 때마다 팀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야 하거나 회비를 관리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크다.

최근에는 많은 기업이 프레젠테이션이나 집단토론 면접 등을 통해 리더십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취업 스터디에서의 리더 경험은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스터디에서 서로 지나치게 편의를 봐주다 보면 자칫 분위기를 흐릴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지각이나 불참,준비 미숙 등에 따른 벌점 등을 만들어 스터디에 대한 자부심과 결속력을 높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긴장감과 즐거움 유지해야

이미 취업에 성공한 '취업선배'를 초청해 조언을 듣는 것도 좋다.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취업스터디는 처음엔 열정을 갖고 의욕적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들해져 자칫 용두사미가 되기 쉽다는 점에서 참여방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스터디 참여자에게 과제를 부여해 목표 달성 여부를 체크하는 등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2~3개의 스터디를 동시에 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 같은 경우는 장점과 단점을 잘 따져봐야 한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확실한 실행계획을 세워놓지 않으면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

아무리 취업 준비할 목적으로 모였다고 해도 참여 자체가 즐겁지 않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일주일 내내 모임을 갖거나 한번 모일 때마다 모임이 하루 종일 계속된다면 참여자 모두 금방 지쳐 스터디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모두가 동의하는 범위 안에서 스터디 기간과 소요시간,모임 횟수를 정해두는 것이 좋다.

커리어 관계자는 "어학 관련 스터디의 경우 1년 이상 장기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면접이나 인적성검사,자격 취득 관련 스터디라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짧고 강도 높게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