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증시 상승에 힘입어 해외 펀드들도 부진한 수익률을 많이 회복하고 있지만 일부 해외 펀드의 경우 수익 회복에 더딘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 펀드도 그중 하나다.

일본은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실시된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집권당인 자민당은 127석 중 38석 획득에 그쳤다. 이에 따라 아소 다로 총리는 21일 중의원 해산과 내달 30일 총선 실시를 예고했고,이는 정국 불안과 정책 공백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와 시장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지난 5월 총선 후 불확실성 해소로 하루 만에 17.24%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보인 인도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해외 펀드 투자에 정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수출 급감도 일본 펀드의 수익률 저하 원인으로 지목된다. 과거 일본은 과잉 설비와 부동산 버블,금융 부실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 장기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도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며 경제 회복을 이끄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 같은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은 경기 민감 업종 위주의 고가 제품 수출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각국의 금리 하락으로 엔캐리 트레이딩 환경이 소멸되며 엔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도 떨어졌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펀드들의 대응도 문제였다. 금융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자 일본 증시도 3월 이후 반등하는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펀드들은 시장 상승을 주도한 경기 소비재 IT(전기전자) 금융 등 경기 민감 업종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않고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에 따라 시장 평균보다 크게 낮은 수익률을 보이며 운용상의 한계점을 드러낸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채무가 200%를 넘는 상황에서 늙고 가난해지는 소비자와 낮은 정부 지지율,정국 불안을 감안하면 일본 내수경기의 의미있는 회복은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따라서 일본 시장 상승의 열쇠는 글로벌 소비 회복과 수출 증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선결조건이 해결돼 일본 증시가 단기적 반등세를 나타낼 경우 이를 활용해 일본 펀드 비중을 점차 줄이고,성장동력이 풍부한 이머징과 국내 주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게 현명한 투자 전략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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