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겨울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즉 신종 플루의 대유행 가능성에 대비해 11월부터 예방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재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정부가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의 대유행에 대비해 아동과 노인, 학생, 군인 등 취약 계층 1천336만명에 대한 예방 백신 확보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예방백신 구입비용 1천748억원을 보건복지가족부와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등의 예산과 예비비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예방 백신 확보는 물론 예산 편성 계획이 너무 쉽게 이뤄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계절성 인플루엔자 예방 백신의 경우 통상 2번을 접종하게 되며, 이로 인해 1천336만명분을 확보하려면 2천672만 도즈가 필요합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녹십자만이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의 균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문제는 생산량입니다. 녹십자가 최대 생산이 가능한 예방 백신량은 올 12월말까지 980만 도즈, 약 490만명분에 불과해 나머지 물량 1천692만 도즈는 외국에서 사들여야 합니다. 신종 인플루엔자A 예방 백신에 대한 표준바이러스균주를 가지고 있는 다국적 업체는 박스터(Baxter)와 노바티스, 사노피아벤티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정도입니다. 정부가 예상한 예방 백신 가격은 도즈당 7천원이지만, 외국 제약사들 역시 싼 값에는 팔지 않겠다는 입장여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다국적사들은 공급자 위주의 시장인 점을 고려해 예방 백신을 도즈당 미화 10달러, 우리 돈 1만 3천원이하로는 팔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정부가 녹십자의 물량은 도즈당 7천원에 구매하고 다국적사 물량은 1만 3천원에 매입할 경우 국내 제약사 차별 문제도 부각될 수 있습니다.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한 정부의 대책이 나왔지만, 제약업계의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반영한 대책인지, 아니면 단순한 책상머리 정책인지 알수가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백신 물량 확보는 물론 이에 따른 예산마저도 주먹구구식으로 마련됐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전망입니다. WOW-TV NEWS 양재준입니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