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해지는가 싶던 신종플루가 최근 들어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급속히 번지는 양상이어서 걱정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신종플루 환자 수는 600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들중 150여명이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해외에 다녀온 적이 없고 주변의 감염환자와 접촉하지도 않은 지방의 한 유치원 여교사가 확진환자로 판명되는 등 지역감염사례도 줄을 잇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이처럼 신종플루 환자가 급증(急增)하면서 일부 지역 초등학교 등이 조기방학에 들어가는가 하면,지자체 주최 국제합창대회도 전격 중단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 동안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증상도 위중하지 않아 국민들이 이를 심각하지 않게 여겨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군중이 모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감염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특히 외국서 들어오는 유학생이나 외국인 여행자를 통한 집단 감염이 부쩍 증가하는 추세다. 더구나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많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해외여행과 각종 연수로 외국에 나가고,반대로 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하게 되면서 신종플루가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신종플루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보건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도 신종플루의 지역감염을 미리 차단(遮斷)하고 환자를 치료하는 데 보다 힘을 쏟지 않으면 안된다. 격리병실이나 전문의료진이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특히 변종이 출현할 경우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종플루의 유행에 대비해 충분한 양의 예방백신을 확보하는 일도 시급하다. 방역당국의 노력만으로는 질병을 막는 데 역부족일 수밖에 없는 만큼 공항 및 의료기관 등과의 협조체제도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다. 국민들 또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특히 신종플루 발생지역을 다녀오거나 증상이 의심될 경우 대인 접촉을 삼가고 곧장 병원을 찾아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