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 더 스타일'은 현대자동차가 베스트셀링 카 싼타페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디자인을 개선하고 각종 첨단 기술을 새로 적용해 내놓은 부분 변경(face lift) 모델이다. 2005년 11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첫선 보인 지 3년7개월 만에 나왔다. 특유의 근육질 디자인은 이전 모델과 다를 바 없지만,전체적으로 세련미가 강조됐다.

차체와 색상을 맞춘 라디에이터 그릴과 개성을 강조한 안개등,그리고 깔끔하게 디자인된 뒷범퍼와 듀얼머플러 등은 대담하면서 은근한 매력을 준다. 내부 디자인도 고급스럽게 바꿨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오디오가 있는 부분인 센터페시아는 전체적으로 검은색과 은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각종 기기 조작 버튼도 잘 정돈돼 편리함을 더했다.

싼타페 더 스타일엔 따로 키를 조작하지 않고 갖고만 있어도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닫히는 스마트 키 등 첨단 장치들이 즐비하다.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인 음성인식 내비게이션도 돋보였다. 장착된 엔진은 2.2ℓ와 2.0ℓ 등 두 종류의 R엔진이다. 2.2ℓ는 200마력,2.0ℓ엔진도 184마력의 출력을 제공한다. 순간 가속 능력을 알려 주는 토크도 각각 44.5㎏ · m와 40.0㎏ · m로 최고 수준이다.

2.2ℓ모델에 올라 버튼 시동키를 눌렀다. 디젤 엔진 특유의 떨림이 잠시 있는가 싶더니 이내 잠잠해진다. 부드러운 엔진음은 베라크루즈 등 럭셔리 SUV와 마찬가지로 디젤차 같지 않은 느낌을 준다. 운전석에선 블루 컬러 계기판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고휘도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한 슈퍼비전 클러스터로 동그란 모양 3개로 깔끔하게 정리해 보기 좋았다.

가속 페달을 밟자 경쾌한 느낌으로 차가 움직였다. 디젤 차에선 쉽게 느끼기 힘든 반응성이다. 최대 토크가 낮은 엔진 회전수(1800~2500rpm)에서 골고루 나오다 보니,밟는 대로 내달리는 느낌이었다. 초반 가속시에 느껴졌던 엔진음도 변속 단수가 높아지면서 곧바로 사라졌다.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해 좀 더 효율적인 기어비로 변속이 이뤄지기 때문으로 보였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90㎞ 정도의 정속 주행을 하자 계기판의 경제운전 안내시스템에는 초록색 불이 들어왔다. 연비가 높은 경제 운전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과속,정속 주행 등 주행 상황에 따라 불빛은 초록색에서 흰색으로,다시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넓은 실내 공간과 함께 정숙성도 좋았다. 엔진룸 소음의 실내 유입이 적절히 차단됐고 외부나 노면 소음도 별로 들리지 않았다.

차체가 높은 SUV임에도 커브 길에서 차가 바깥으로 밀리지 않았다. 기본으로 장착된 차체 자세제어장치(VDC) 덕분이다.

150㎞ 정도의 거리를 시승한 뒤 계기판의 구간 평균 연비표시를 보니 13.0㎞/ℓ로 나왔다. 시승 구간의 3분의 1 이상이 시내 도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공인 연비 14.1㎞/ℓ와 별 차이 없었다. 2.0ℓ 모델은 연비가 15.0㎞/ℓ나 된다. 도시 주행 외에 가족과 함께 야외 나들이를 즐기는 실용적인 소비자에겐 안성맞춤인 차였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