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누구나 한번 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말이다.

느리게 걸으면서 자연을 느끼고 자연을 생각하며,느리게 살며 자신의 인생의 발자국을 되새겨 보는 일은 그야말로 '느림의 미'다.

느림의 미를 추구하는 마니아층이 증가하면서 1986년부터 시작된 슬로 푸드는 물론 슬로 시티도 각광을 받고 있다.

슬로 시티는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인간성 회복과 자연의 시간에 대한 인간의 기다림에 바탕을 두고 있다.

슬로 시티는 1999년 이탈리아 토스카나 키안티 지역의 그레베 시장의 아이디어로부터 탄생하였다.

현재는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 11개국 97개 도시가 슬로 시티에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는 4개의 도시가 지정되었다.

이탈리아 국제 슬로 시티 연맹본부와 연계해서 전 세계 슬로 시티들이 자매결연을 맺고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담양군 창평면은 아시아 최초로 국제연맹의 지정을 받은 슬로 시티이다.

담양군 창평 삼지천 마을은 전통을 보존하고 지역민의 복지 향상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삼지천 마을에서는 음식체험도 할 수 있으며 한옥에서 자연의 정취를 느끼며 숙박 할 수도 있다.

또한 염색 체험도 가능하다.

그리고 삼지천 마을의 부잣집 가옥을 보고 돌담길을 걸으면서 건강을 챙길 수도 있다.

제주도 또한 1박2일이라는 오락 프로그램에 소개된 적이 있는 '올레'라는 '느림의 미'를 추구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올레'는 제주어로 거릿길에서 대문까지의 집으로 통하는 아주 작은 골목길이라는 뜻이다.

제주시는 이러한 올레의 특성을 살려서 바람이 부는 현무암 길,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 올레 트레킹을 개발하였다.

올레 트레킹은 제주도의 해안길을 따라 13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13개의 코스를 모두 걷기는 힘들지만 코스마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고 한다.

그리고 올레 트레킹 코스는 거리의 바닥이나 나무에 코스 표시가 되어있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연에 집중해야 한다.

서울시에서는 지난 4월29일 '깊은 맛,느린 숨'이라는 이름으로 특별 전시회를 가졌다.

깊은 맛을 내는 한국의 전통 '장'을 중심으로 옹기에 이르기까지 느림의 미학을 되새겨보는 자리였다.

깊은 맛을 내는 우리의 전통 장의 숨은 비결이 오랜 시간의 숙성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우리 한국에는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다채로운 사업이나 전시 등이 열려 우리에게 느림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 주고 있다.

우리는 바쁜 생활 속에서라도 느림의 소중함과 깊은 가치를 깨닫고 느림을 지켜나가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자연에 대한 이해심과 자신과 우리민족의 지나온 발자취에 대해 되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도 늘 것이다.

이영혜 생글기자 고양저동고 lyh547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