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인재개발원.그룹 소속 임원 350여명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그룹 전략경영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매년 열리는 세미나지만 이번엔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무거웠다. 유동성 위기로 대우건설 재매각을 추진하는 등 그룹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박삼구 그룹 회장(사진)이 마이크를 잡자 전 임원의 시선이 집중됐다. 박 회장은 한 시간여에 걸쳐 하반기 실적 회복과 임원들의 '파이팅'을 거듭 주문했다. "항공 건설 석유화학 등 그룹 주요 사업부문에 최선을 다하자"며 "하반기에는 기존 실적을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환위기 때 큰 기업들이 쓰러질 정도로 어려웠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며 "상황이 어렵지만 자산,비용,인력의 효율성을 올리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임원들에 대한 위로도 잊지 않았다. 그는 "힘을 내자"며 "어렵더라도 힘을 합치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재매각 및 금호석유화학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 등 산적해 있는 그룹의 중대 현안을 정면 돌파하자는 뜻이다. 박 회장은 앞서 지난달 말 대우건설을 되팔기로 결정했을 때 그룹 경영진에게 "기업 경영도 인생살이와 마찬가지로 영광과 어려움은 항상 교차한다"고 다독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초빙 강사들의 강연도 이어졌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국내외 경제 흐름에 대해 설명했다. 윤석철 서울대 명예교수는 리더십에 대한 특별 강연을 가졌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