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다 보따리상이 가져간 제품입니다. 정상 제품은 규정에 따라 제대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

롯데제과와 크라운제과 직원들은 14일 쇄도하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느라 온종일 진땀을 뺐다. 캐나다 식품청(CFIA)이 최근 빼빼로,산도 등 10개 한국산 과자에 대해 리콜 조치를 내렸다는 소식이 이날 전해지면서 고객들의 문의가 쏟아졌기 때문.CFIA는 △빼빼로 초코맛 등 롯데제과 3개 제품 △산도,쿠크다스,버터와플 등 크라운제과 6개 제품 △수라상의 과자 제품 등 모두 10개 한국산 과자가 우유,달걀,견과류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함유했지만 이를 제품에 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달걀,견과류,갑각류 등은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심각한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한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관련 정보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이번 리콜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리콜된 제품들은 이른바 '보따리상'들이 국내 대형마트 등에서 구입한 뒤 캐나다로 가져가 현지 슈퍼마켓 등에 넘겨 판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때 국내산 제품에 현지어로 된 제품 설명서를 붙여 판매하는데,이 스티커에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기가 누락됐다는 것이다.

해당 업체들은 이번 일로 소비자들이 자사 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정식 수출하는 제품에는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을 제대로 표기한다"며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은 정상 루트를 통해 수출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현황 파악이나 직접 수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도 "이미 판매자에게 넘어간 제품을 두고 제조사가 개인 판매자를 제재할 근거가 없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뚜렷한 대책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