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 있는 TV나 인터넷전화도 해킹 공격에 노출돼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번 디도스(DDoS · 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처럼 해킹 대상이 PC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에 연결된 TV나 전화,휴대폰 등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사장(사진)은 1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이버 테러 사태가 갖고 있는 불안감은 아직 공격자의 의도를 모르기 때문에 추가 공격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라며 "PC는 물론 TV 전화 등도 네트워크에 연결되기 때문에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사장은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허탈하다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년 전부터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수차례 경고해 왔음에도 바뀐 게 없었다"며 "이번 사고는 예견된 것이나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 또 "2003년 1 · 25 인터넷 대란 이후 기업들의 네트워크 보안은 많이 향상됐지만 일반 사용자들의 보안 의식은 개선되지 않았다"며 "개인과 중소기업에서 현재 백신을 쓰지 않거나 불법 백신을 쓰는 등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악성코드에 감염돼 하드디스크 파괴 등의 피해를 입은 PC의 상당수도 백신이 아예 없거나 불법 백신을 사용했고 업데이트를 제때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사고 이후 개인 사용자들의 유료 백신 구매는 다소 늘었으나 중소기업 등 기업들의 구매는 한 건도 없었다.

김 사장은 "사이버 테러를 일으킨 해커는 국내 보안장비와 네트워크 환경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며 "DDoS 장비로는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의 트래픽을 유발시킨 것이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 사정을 잘 안다고 해서 한국 사람의 소행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서버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PC의 악성코드 위협 등을 분석해 대응해주는 'ACCESS'와 실시간으로 악성코드를 탐지해 차단하는 '스마트 디펜스' 서비스를 공개했다. 회사 내 시큐리티대응센터의 악성코드 수집 및 분석 능력,침해사고대응팀의 모니터링 및 대응 능력을 결합해 각종 보안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해주는 서비스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