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뉴욕 암스테르담 베니스 등 해안 도시들은 바다 속에 잠겼다. 인구와 식량이 줄어든 세상의 대안은 로봇.그러나 감정을 가진 소년 로봇은 입양됐다 버려진 뒤에도 자신이 로봇임을 인정하지 못하고 엄마의 사랑을 찾아 헤맨다. '

'AI'같은 공상과학영화가 아니라도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지구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회(IPCC)'는 2007년 이대로 가면 금세기 안에 지구 온도가 최대 섭씨 6.4도까지 상승할지 모른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상태다.

그러나 그 지경이 되면 지구상 어떤 생물의 생존도 보장할 수 없다. 마크 라이너스가 펴낸 '6도의 악몽'에 따르면 섭씨 1도만 올라도 극지대와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남태평양 투발루 섬이 가라앉고 2~3도 오르면 홍수와 가뭄이 심화되는 건 물론 뉴욕과 도쿄도 수몰 위기에 처한다는 마당이다.

상승온도가 4도에 이르면 극지방과 알프스 빙하 모두 사라지면서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은 물 부족에 시달리고,5도면 한국 등 곳곳이 사막으로 변하고 바다가 부글거리면서 곧장 6도까지 오르고 그렇게 되면 바다가 썩으면서 마침내 모든 생명체가 종말을 맞게 된다는 예측이다.

게다가 3도까지 오른 뒤의 상승속도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소의 트림이나 방귀를 막기 위한 연구가 활발해지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에스토니아에선 올해부터 소에 방귀세를 부과하고,덴마크에선 축산농가에 대한 세금 부담 증가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개막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한 G8 정상들이 지구 기온이 섭씨 2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온실가스 감축은 이제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명박 대통령은 녹색성장을 정부 정책의 최우선 지침으로 내세우고 있거니와 중요한 건 생활 속의 실천이다.

1~2도가 중요한 건 지구 보호에 그치지 않는다. 물은 섭씨 99도에서 끓지 않거니와 삶에서도 1~2도는 실로 중요하다. 99도의 노력을 했어도 1도가 부족하면 목표에 도달할 수 없는 게 인생이다. 2도 낮추기와 2도 높이기 모두 최선을 다해 실행할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