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분양시장,3M을 겨냥하라.'

올 상반기 분양시장은 경제자유구역,뉴타운 · 재개발 등의 재료로 뜨겁게 달궈졌다. 내용을 분석해보면 중소형 아파트와 역세권 물량이 분양시장의 중심 테마를 이루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물량이 브랜드 경쟁력을 가진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본격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거론되고 있으나 법 개정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하면 중소형(under Medium),분양가 상한제(Maximum price),역세권(Metro) 등 '3M'으로 묶을 수 있다.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에서 '3M'의 파워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중 · 소형이 대세

지난 7일부터는 수도권(서울 · 경기 · 인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돼 예전보다 자금 조달이 빠듯하게 됐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현행 60% 이내에서 50% 이내로 조정돼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었다. '10% 포인트 줄어든 게 뭐 대수냐'고 할 수 있지만 돈 1000만원이 모자라 계약을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또 중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끈지 만 2년이 다 됐는 데도 건설사들이 중소형 위주로 공급계획을 신속하게 짜지 못했다. 따라서 자금 부담이 큰 중대형 아파트보다 수요층이 두텁고 환금성이 좋은 중소형 아파트(전용 85㎡ 이하)의 선호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하반기 중소형 아파트가 포함된 분양 단지는 전국 총 136곳,7만9650채로 조사됐다. 특히 금호자이1차,가재울 래미안 · e-편한세상,안양 관양지구 등 수도권 재개발과 택지지구 분양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재울3구역 재개발을 통해 2664채 중 672채(공급면적 87~188㎡)를 9월 중 분양할 예정이다. 중소형 물량은 87~112㎡형 394채다. 부지 남쪽으로는 일부 구간이 개통된 경의선 복선전철(전 구간 2012년 개통예정)이 조성돼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이용할 수 있다.

◆상한제 민간주택 기대해볼 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는 그동안 중소형 건설사 중심의 소규모 단지로만 공급돼 왔다. 이로 인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으기엔 힘이 달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뉴타운 · 재개발 등 알짜 사업장에서 상한제 물량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시공사들도 현대건설(힐스테이트),롯데건설(캐슬),한양(수자인) 등 1군 브랜드들이어서 수요자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어려워지면 '느슨한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건설사의 금융비용 등 원가에 집어넣을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인정해 주겠다는 것이다. 아주 엄격한 분양가 상한제보다는 아파트 공급가격이 올라가겠지만 그동안 공급을 미뤄왔던 뉴타운 · 재개발 등지의 분양이 늘어나 소비자의 선택폭과 청약기회는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서울에서 공급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는 총 2676채,일반분양분은 1337채이다. 이 중 현대건설이 서울 광진구 광장동 한국화이자부지에 짓는 아파트가 눈길을 끈다. 오는 10월 455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곳은 천호대교와 올림픽대교 사이 아파트촌으로 둘러싸였으며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 테크노마트 건국대 어린이대공원 등이 있다.

◆내집 마련엔 역세권이 유리

처음으로 내집 마련을 준비하는 청약대기자라면 역세권 분양단지를 노려보는 것은 어떨까. 내집 마련에 처음 나서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대출,아파트의 환금성,시세 변동폭 등에 대한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편리한 교통과 역세권 중심으로 잘 발달된 상권이 있는 역세권 단지는 환금성이 좋고 불황에도 시세하락폭이 적은 이점이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역세권 단지는 총 43곳,1만8226채로 조사됐다.

서울에선 현대산업개발이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총 1142채(85~215㎡) 가운데 111채를 9월에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철 5호선 고덕역이 걸어서 5분 거리의 역세권인 재건축 아파트여서 관심이 높다.

인천에선 송도국제업무단지에 역세권 물량이 예정돼 있다. 포스코건설은 연수구 송도국제업무단지 D24블록에서 380채(140~388㎡)짜리 주상복합 아파트를 하반기에 일반 분양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분양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연장선 센트럴파크역을 걸어서 5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앞으로 센트럴파크가 조성돼 쾌적한 주거여건은 물론 훌륭한 조망권도 갖춰질 전망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