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점거파업을 벌이고 있는 쌍용차 평택공장 출입을 경찰이 전면 통제하면서 노조원 가족, 의료진과 경찰 사이의 마찰이 잦다.

노조가 "경찰의 공장 봉쇄를 해제하라"며 평택 공장 정문 안쪽에서 기자회견을 연 8일 오전.
기자회견에 참석하러 온 노조원 가족들과 정문을 막아선 경찰 사이에 잠시 승강이가 벌어졌다.

잠시 후 사측 직원이 현장에 나와 취재진과 의료진의 신분을 확인한 뒤 출입을 허가했으나 가족들은 끝내 공장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노사간 폭력 사태 이후 경찰이 외부인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면서 쌍용차 공장 정문에서는 이같은 마찰이 하루에도 몇차례씩 벌어지고 있다.

노조원들을 지지하기 위해 공장을 찾는 금속노조 등 노동단체, 정치인, 시민단체 관계자 등은 경찰의 제지로 대부분 그냥 돌아서지만 노조원 가족과 의료진들은 그러지 못하면서 마찰을 빚는 것.
경찰은 노조원 가족도 '외부인'으로 규정,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대부분 노조원 부인과 어린 자녀들인 가족들은 아예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상주하며 공장 출입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의 출입통제 이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5일에는 노조원 가족 50여명이 공장 정문을 찾아왔으나 출입이 허용되지 않아 철문을 사이에 두고 상봉을 했다.

또 같은 날 사측의 허가를 얻어 공장 안에 들어가 노조원 100여명을 진료한 의료진은 "환자들 상태가 심각해 의료진의 상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남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국장은 "제네바 협정에 의거, 전쟁터에서도 의료진의 출입을 막지 않는데 쌍용차에서는 의료진의 자유로운 출입이 어렵다"며 "어떤 후진국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이 쌍용차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도 가족과 의료진의 출입 문제가 큰 고민이지만 직장폐쇄와 출입금지 가처분 결정 등 사측의 법적 조치에 따른 통제라 예외를 두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현장에 나와 있는 한 경찰 간부는 "인도적으로는 시위 동참 세력을 제외한 가족과 의료진의 출입은 허용할 수 있겠지만 법적으로 예외를 두기가 힘들다"며 "그동안 사측의 허가를 얻어 의료진의 출입은 허용했지만 가족은 사측이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공장에 가족들이 들어가 함께 있으면 사태 해결이 더 힘들어진다"며 "의료진의 출입은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취재진의 출입여부는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평택연합뉴스) 심언철 기자 press1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