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매 없는 원통형 나노패턴 금형제작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돼 민간에 이전된다. 원통형 나노패턴 금형제작 기술이 개발된 것은 국내외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오현석 한국전기연구원 박사팀은 최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거래소에서 열린 기술이전 설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기부상 적용 차세대 대면적 나노인쇄전자 기술'을 발표,민간에 이전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자기부상 적용 차세대 대면적 나노인쇄전자 기술'은 기존 한국전기연구원이 보유한 자기부상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진공 속에서 직경 100㎜,길이 300㎜ 크기의 금속 원통을 자기장의 힘으로 공중에 띄운 뒤 이를 나노(10억분의 1m)급 초정밀 위치제어 기술로 미세하게 회전 및 이동시켜 원하는 무늬(패턴)를 기판 위에 인쇄할 수 있는 첨단 기법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원통형 금형 소재를 인쇄기의 롤러처럼 활용해 대면적 나노패턴을 이음매 없이 자유자재로 인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회로도 등을 기판 위에 인쇄하는 데 쓰이는 기존 나노패턴 인쇄 기법은 사각형 마스크 틀에 인쇄 패턴을 그린 뒤 이를 감광제가 발라진 기판 위에 대고 위에서 빛을 내리 쪼여 무늬를 인쇄하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방식은 마스크 틀의 크기가 작아 대면적 패턴을 인쇄할 경우 작은 패턴을 여러 번 인쇄해야 하는 불편이 뒤따랐고,시간도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반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원통형 둘레의 총 면적을 모두 사용해 넓은 면적의 인쇄가 한 번에 연속적으로 이뤄져 인쇄시간을 최대 100분의 1까지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연구원 측은 이번 기술 개발로 반도체 회로,고휘도 광학필름,태양전지 등의 대면적 나노패턴 인쇄가 가능해진 데다 디스플레이용 핵심소자 개발,고가 광학필름 국산화,독창적 디자인의 제품개발 촉진 등 반도체 · 디스플레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고휘도 광학필름과 고효율 태양전지(나노안테나) 등은 세계시장 규모가 4조원대에 달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의 경제적 가치도 상당하다고 연구원 측은 분석했다.

연구원은 현재 이 기술을 적용한 시제품 제작을 완료한 상태이며,개발된 기술 전체에 대한 통상실시권을 민간 기업에 이전할 방침이다. 수요 업체에는 기술지도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연구원 측은 밝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