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지난 상반기 '자원개발-그린기술 R&D(연구개발)-수출'의 삼두마차를 이끌며 국내외 경기침체를 정면 돌파했다. SK는 내수 위주의 석유 정제사업에서 벗어나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며 경제영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2015년까지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린기술 연구개발 및 사업화 분야의 7대 중점 추진과제를 확정했다. 녹색산업 육성을 위해 내년까지 투입하는 투자비만 총 1조원에 달한다.

해외유전 확보 주력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5월 다보스포럼 기간 중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1시간여 동안 단독으로 만나 자원외교를 펼쳤다. 최 회장은 우리베 대통령에게 "SK는 자원개발 분야에서 콜롬비아와의 사업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제안,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SK는 지난해 콜롬비아에서 CPE-5 SSJN 5 CPO-4 광구 등 3개의 탐사광구를 확보하며 자원협력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SK는 올 상반기에도 원유 및 가스 등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베트남 123 광구,콜롬비아 CPE-5 광구 등 유망 탐사광구를 확보한 데 이어 올 들어 카자흐스탄 잠빌광구,브라질 BM-BAR 3 광구,오만 Block 51 광구사업에 참여하는 등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했다.

SK에너지는 페루 브라질 등 남미 지역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북해 지역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9월 페루 56광구의 원유 생산 개시 등으로 3만6000배럴까지 늘린 일일 평균 원유 생산량을 올해 중 5만배럴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그린기술 시장선점 추진

SK는 신 · 재생에너지 등 그린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국내외 시장을 선점하고 그룹의 안정적인 성장토대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2015년까지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린기술 연구개발(R&D) 및 사업화 분야의 7대 중점 추진과제를 확정했다.

7대 중점 추진과제는 △무공해 석탄에너지 △해양 바이오 연료 △태양전지 △이산화탄소 자원화 △그린카 △수소연료전지 △첨단 그린 도시(U-Eco City) 등이다. 이 중 태양전지와 그린카 등의 분야에선 이미 가시적인 연구개발 성과를 내고 있다.

신 ·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은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SK에너지가 가장 공을 들여 개발 중인 무공해 석탄에너지 기술은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 배출을 낮추는 새로운 공정기술로,값싼 저급 석탄을 원료로 수송연료 및 전기,화학 제품 등을 생산하는 것이다. 우뭇가사리를 이용한 해양바이오연료 사업과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폴리머 석유화학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카(HEV)용 2차 전지와 수소스테이션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친환경 녹색기술 개발에서도 SK식 '따로 또 같이' 경영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주요 관계사가 참여하는 '환경위원회'와 'R&D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중심 기업으로 탈바꿈

올 상반기 SK 주요 계열사의 수출성장세가 두드러졌다. SK에너지는 지난 1분기 내수판매액이 전년 동기보다 26% 감소한 3조4249억원에 그쳤지만 수출물량은 1분기 사상 최고액인 4조680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출호조는 휘발유 등 주력 제품은 물론 윤활유,아스팔트 등 부가 제품의 중국 내 점유율 급증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SK에너지는 올해 전 세계적인 경기위축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에 이어 200억달러 이상의 수출실적 달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수출 지역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넘어 유럽 및 미주 시장 개척에 힘쏟기로 했다. SKC도 올해 1분기 매출액 2553억원 중 수출비중이 46%인 116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SK 관계자는 "작년 기준으로 그룹 전체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8%를 넘어섰다"며 "내수에만 의존하는 기업이 아닌 해외시장 개척에 앞장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