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LPG와 전기모터를 결합한 첫 번째 하이브리드 차량인 아반떼LPi 신차를 발표했다. 일본이 앞서 가는 휘발유와 전기 혼용 하이브리드는 아니지만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현대차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최근 현대차는 국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주목의 대상이 돼 왔다. 특히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연비가 좋은 소형차 집중 전략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선두업체들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했고, 소비자들 또한 품질 등 여러 측면에서 현대차를 바라보는 눈이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점이 각종 소비자평가조사 등에서 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위기 이후를 정확히 전망하고 대응하는 일이 시급하다. 원화가치가 올라가는 상황에 대한 대응전략에서부터 차세대 자동차 경쟁에 이르기까지 숱한 도전적 과제가 현대차 앞에 놓여 있다. 우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친환경차 경쟁에서 선두업체들을 조속히 따라잡는 일이라고 본다.

아마도 위기 이후 가장 많은 변화를 겪게 될 산업을 꼽으라면 자동차 산업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포스트교토 체제가 점점 가시화되어 가고 있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 자동차 연비를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규제들을 속속 도입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이 때문에 다양한 시나리오가 등장하고 있다. 만약 하이브리드카가 자동차시장에서 혁명을 일으킨다면 오랜기간 투자해 왔던 도요타 혼다 등 일본업체들이 단연 유리할 것이다. 실제로 일본업체들은 미국 등의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기술을 대세로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를 피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이고 있다. 전기자동차를 향한 움직임이 그것이다. 우리로서는 이 모든 시나리오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차세대 자동차 경쟁은 이미 현실화됐다. 그리고 여기에서의 우위 여부가 앞으로 자동차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게 분명하다. 아반떼LPi 신차 출시를 계기로 국내에서 차세대 자동차를 향한 기술혁신 노력이 한층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도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