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국내 안과의약품 선두주자인 삼일제약의 자회사 삼일아이케어와 미국 엘러간(본사)의 한국내 안과사업부는 공동 투자해 설립한 삼일엘러간유한회사를 7일 공식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이번에 탄생한 삼일엘러간은 미국 엘러간이 삼일아이케어의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설립됐으며 엘러간홀딩스(지주회사)와 삼일제약이 각각 50%+1주, 50%-1주의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삼일제약 허강 회장이 대표이사,한국엘러간의 조승제 전무가 경영총괄전무로 선임됐다.

1960년대 이후 1990년대 중반까지는 다국적 제약사의 한국내 법인은 대부분 합자사 형태였으나 1997년 위환위기를 계기로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제약사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합자관계가 끊어지는 경향이 가속화돼왔다.따라서 현재 합자 형태 외국계 제약사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번 제약업종 내 국내외 자본 합자회사 설립은 10여년만에 나타난 초유의 사례로 평가된다.특히 안과의약품 부문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 외국사와 국내사와의 인적 물적 결합을 통한 합자 유한회사 설립은 국내 최초의 사례여서 주목된다.

허강 대표이사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삼일엘러간의 출범은 뛰어난 신약개발 능력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사업 경험이 있는 엘러간과 국내 시장에서의 오랜 경험과 영업력,고품질의 제품 생산력을 보유한 삼일제약이 결합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이어 “양사간 의사결정 및 신규제품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국제기준에 맞는 투명한 영업관행이 정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대표는 “엘러간사로부터 받은 삼일아이케어 주식매각대금을 삼일제약의 신제품(항히스타민제 성분의 비강 분무제 등) 개발에 투입할 것”이라며 “전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2007년 2%에서 올해 5%대로 올려 10년뒤 쯤에는 삼일제약 매출의 30%를 수출을 통해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또 작년에 삼일아이케어(엘러간제품 판매대행 포함)의 매출은 지난해 350억원에서 올해 4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삼일엘러간은 13명을 신규 채용,직원수를 6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번 삼일엘러간 설립을 위해 방한한 이안 벨 엘러간 아·태지역 사장은 “한국은 빠른 산업화로 인해 잠재적 안과 환자가 많고 실제로 안과시장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며 “합자사 설립으로 ‘오사덱스’(망막염증 치료용 신성분 스테로이드 주사제) 같은 신약을 미국내 시판 후 1년안에 한국에 공급할 수 있고 글로벌 신약의 국내 임상시험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실제로 오사덱스 임상시험 중 가장 많은 환자가 참여한 나라는 한국이다.

삼일제약과 엘러간은 1991년 안과사업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점차 공동 마케팅 품목을 늘려 현재는 녹내장 복합치료제인 ‘간포트’및 ‘콤비간’과 안구건조증치료제 ‘레스타시스’등 총 16개 품목의 엘러간 제품을 삼일에서 성공적으로 판매해왔다.새로 설립된 삼일엘러간은 이를 포함,모두 50여 개의 전문치료제와 일반의약품을 보유하게 됐다.한편 1995년 국내에 진출한 한국엘러간은 안과의약품을 제외한 보톡스 쥬비덤 등의 성형미용 치료제와 기타 전문의약품을 예전처럼 마케팅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