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미네랄이 적고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것은 문제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

"포화지방이 무조건 나쁜 게 아닙니다.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농심 관계자)

식약청과 라면업체들이 때아닌 '팜유' 논란을 빚고 있다. 식약청이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특별법'에 따라 학교에서 퇴출시키려는 '고열량 저영양' 식품에 컵라면이 포함됐기 때문.식약청은 "고열량의 주원인인 팜유를 다른 기름으로 대체하라"는 요구이지만 라면업체들은 "당장 바꾸기 힘든 데다 현재로도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팜유는 야자에서 뽑아낸 기름으로 라면,과자 등을 튀기는 데 쓰인다. 이전에는 우지(소기름)가 주로 쓰였지만 1989년 '우지파동 ' 이후 팜유로 교체됐다. 또 팜유는 상온에서 굳는 성질이 있어 라면의 딱딱한 형태를 유지하기 쉬운 것도 장점이다.

문제는 팜유의 포화지방 구성비율이 50%가량 된다는 점.해바라기씨유가 10%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최근 식약청이 시중에 유통되는 어린이 기호식품 2165건에 대한 영양분석 결과,컵라면의 89%가 고열량 저영양 식품으로 분류됐다. 식약청은 포화지방 함유량이 4g을 넘으면 고열량 저영양 식품으로 규정하는데 농심 '신라면',한국야쿠르트 '왕뚜껑',삼양식품 '삼양라면' 등 컵라면은 1개당 포화지방 함량이 6~9g이다.

박혜경 식약청 영양정책과장은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계속 섭취하면 동맥경화와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포화지방 함량을 4g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적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업체들은 당장 다른 기름으로 대체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체재로 거론되는 해바라기씨유는 팜유보다 30%가량 비싼 데다 무엇보다 맛도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해바라기씨유로 만들면 고소한 맛이 약해진다"며 "소비자들이 달라진 맛에 거부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현재 포화지방 함유량도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포화지방의 섭취량을 하루 총 섭취열량의 10%(성인기준 22g)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포화지방은 햄버거,삼겹살 등에 더 많이 들어있다"며 "자칫 20년 동안 아무 문제 없이 먹어 온 팜유 라면이 비만유발,건강에 해로운 식품으로 낙인찍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