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승용차(세단 기준)시장에서 소형차와 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 상반기 50%를 넘어섰다. 2000년 이후 9년 만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기아 르노삼성 GM대우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올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판매한 승용차(40만3324대) 가운데 배기량 1600cc 미만 소형차와 배기량 1000cc 미만 경차 판매량은 20만5453대로 전체의 50.9%에 달했다. 상반기 소형차는 14만6470대가 팔려 판매비중이 36.3%를 기록했다. 경차는 판매량 5만8983대로 비중은 14.6%였다.

올해 소형차 판매 비중은 2003년 37.3% 이후 6년 만에 최고치이고,소형차와 경차를 합치면 2000년 52.1% 이후 가장 높다. 소형차와 경차의 판매 점유율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낮아지면서 2006년 39.3%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올해까지 3년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배기량 2000cc 미만인 중형차는 상반기 11만2777대가 팔리면서 점유율이 작년 33.0%에서 올해는 27.9%로 낮아졌다. 중형차 비중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대형차는 8만5094대가 팔려 점유율 21.1%로 작년(19.5%)보다 소폭 높아졌다. 지난 3월 신형 에쿠스가 출시된 데 따른 신차 효과가 반영된 덕분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소형차 내수 비중이 높아진 것은 경기침체로 연비가 높고 차값이 저렴한 차량 수요가 급증한 때문이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이달 중 현대차와 기아차가 아반떼와 포르테를 기반으로 첫 하이브리드카를 내놓고 르노삼성이 신형 SM3 판매에 나서는 등 준중형급을 중심으로 소형 신차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며 "소형차 판매 호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상반기 생산량은 152만9553대로 전년 동기대비 26.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상반기 내수 시장은 자동차 세금 감면 조치로 5~6월 소형차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등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작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같은 기간 34.3% 줄어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