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 지난달부터 연체율이 안정세로 돌아섰고 은행의 수익력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바닥을 쳤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4~5월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소폭이나마 개선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연체율 급등 끝났다

지난해 9월부터 크게 치솟던 연체율이 2분기부터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0.65%에서 올해 3월 말 1.05%로 급등한 연체율이 6월 말에는 1.0% 이하로 내려갔다.

우리은행도 지난 3월 말 1.30%에 달했던 연체율이 6월 말에는 작년 말 수준(0.96%)인 0.94%로 줄었다.

하나은행의 연체율도 1분기 1.37%에서 2분기 1.07%로 낮아졌으며 신한은행도 2분기 연체율이 0.89%로 1분기(0.90%)에 비해 낮아졌다.

연체율이 하락함에 따라 은행들의 충당금 부담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선 · 해운 · 건설업계 구조조정 등 일회성 충당금 부담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순이자마진은 6월에 상승 전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6월에 상승세로 반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과 5월의 하락폭이 커 2분기 전체로는 '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바닥을 쳤다"는 것이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NIM의 발목을 잡았던 조달-대출금리 간 왜곡이 상당 폭 개선됐다는 뜻이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대출금리의 기준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급락함에 따라 지난 5월까지 NIM 하락이 불가피했다"며 "하지만 더 이상 대출금리가 하락할 염려가 없는 데다 작년 하반기 고금리로 유치한 예금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고 있어 3분기부터는 NIM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전체로는 신한은행의 경우 1분기(1.66%)에 비해 NIM이 0.15%포인트 하락하고 우리은행도 0.2%포인트 떨어진 1.6%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NIM이 전분기보다 0.1~0.2%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당기순이익 1분기보다 개선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2분기에 상승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1591억원)에 비해 400억원가량 많은 2000억원 정도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도 1분기 737억원에 그쳤던 당기순이익이 2분기에는 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1분기(1675억원)와 비슷한 수준의 흑자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건설 등 출자전환 주식 매각으로 1600억원의 특별이익을 남긴 데 이어 2분기에도 1800억원가량을 주식매각을 통해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3045억원의 적자를 냈던 하나은행은 2분기 1000억원에 가까운 흑자가 예상된다. 원 · 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통화파생상품 키코와 관련된 충당금이 이익금으로 환입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1분기 1383원50전을 기준으로 1936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는데 2분기 말 환율이 1273원90전으로 낮아져 약 1000억원을 돌려놓을 수 있게 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완전히 낙관할 수 없지만 올해 초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빠르게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재/유승호/김인식/강동균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