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성희씨(32·여)는 명품 화장품 마니아다. 클렌징 오일부터 파우더, 아이섀도, 나이트크림까지 세계적으로 이름이 나 있는 고가 브랜드만을 사용한다. 매월 들어오는 수입은 고정돼 있는데, 어떻게 이 비싼 화장품을 주기적으로 장만해 내는 걸까.

좀처럼 가격이 내리는 법이 없는 명품 화장품에도 쇼핑 노하우가 있다. 백화점 연계 온라인쇼핑몰이 판매하는 '단독 구성'이 그 해답.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GS스퀘어백화점, AK플라자 등 국내 주요 백화점과 연계한 온라인몰에서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똑같은' 상품에 언저리 상품을 더 준다.

'그걸 누가 몰라?', '그거 홈쇼핑에도 파는거 아냐?'라고 말하는 당신은 '똑순이'도 '짠순이'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백화점에서 파는 고가 브랜드 화장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신뢰'를 중요시 한다. 오픈마켓의 경우 가격이 싼 대신 신뢰도가 떨어지고, 홈쇼핑은 언저리 상품을 많이 주는 대신 고급 브랜드가 적어 선택의 폭이 좁은 게 사실.

때문에 백화점 연계 온라인몰들은 이런 짠순이와 똑순이를 잡기 위해 진작부터 명품 화장품 단독 기획전 등을 시행하고 있다. 백화점 판매상품이라는 '신뢰'에 온라인몰의 강점인 '할인쿠폰'과 '사이버머니'를 결합시켰다. 또 온라인몰에서만 볼 수 있는 풍성한 '사은품'을 추가로 얹었다.

롯데닷컴은 매월 둘째주 '명품화장품 예약 한정판매전'을 진행한다. 평상시 갖고 싶었던 상품을 예약해 뒀다가 기획전이 열리는 날에 구입하는 방식이다. 이 기획전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은품'이 컨셉트다. 예를 들어 행사 기간 동안 '디올 스노우 UV 베이스 세트'(6만2000원)를 사면, 5종 미니어처 샘픔을 증정한다. 이 샘플의 용량 대비 가격을 따져보면 8만5000원이 계산된다. '랑콤 레네르지 레어 아이크림 세트'(9만원)을 구입하면 25만원 상당의 10종 미니어처 샘플을 준다.

롯데닷컴 명품 화장품 담당 설경심 상품기획자는 5일 "6월 예약 판매전의 경우 지난해 동월보다 매출액이 40% 이상 신장했다"며 "이 기획전을 이용하면 소비자는 정품 용량 대비 60~75% 이상 할인된 가격에 백화점 브랜드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이 운영하는 롯데아이몰닷컴에서는 '비오템 수분크림' 제품에 풍성한 샘플을 얹어 올들어 월 평균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비오템 수분크림'(50㎖·5만2000원)을 사면 5~40㎖의 여행용 샘플 화장품 6종을 함께 제공한다. 백화점에서는 보통 10만원 이상 구매해야 받을 수 있는 것들이다.

GS이숍도 GS스퀘어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동일한 화장품 30여 개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주 4~5개 정도 명품 화장품 브랜드 데이 기획전을 열고, 백화점에서는 볼 수 없는 추가 구성품을 끼워 판매하고 있다. 이달 6~12일 진행되는 5개 브랜드 기획 행사에서는 행사 기간 중 '랑콤' 제품 구매고객에게 에센스 샘플 2개(9만원 미만 구매시), 샘플 4개(9만원 이상 구매시) 를 준다.

이 결과 올들어 GS이숍의 명품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뛰었다.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도 저변을 넓히기 위해 온라인몰 입점을 추진하는 분위기라는 게 GS이숍의 설명이다.

직장인 이 씨는 "화장품은 꼭 같은 시점에 대부분 동이 나는데 백화점 연계 온라인몰에서 백화점 정품과 같은 가격을 주고 더 많은 용량을 살 수 있어 구입 주기를 연장시킬 수 있다"며 "또 사이버 머니와 5~10% 할인쿠폰을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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