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불황속 부동산 안정대책의 한계

지난 2분기 주택담보대출이 월 3조원 이상씩 늘어나는 것을 보고 금융당국이 "집값 불안이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전형적인 뒷북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는 과정에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주택매매를 계약하고 난 뒤 잔금을 치르기까지는 통상 2~3개월 정도 걸립니다. 지난 2분기중 주택담보대출이 집중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은 이보다 앞선 지난 1분기에 주택매매 계약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뜻입니다.

거꾸로 주택시장이 위축돼 매매가 끊기더라도 주택담보대출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 이전에 이뤄진 매매에 따른 중도금이나 잔금은 부동산 시황이 바뀌더라도 빌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의 흐름만 보고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겠다고 나섰다가는 헛다리를 짚을 수 있습니다.

지난 상반기 주택시장의 특징은 '저가 매물의 급격한 소진'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싼 값으로 쏟아져나온 주택 매물이 '저금리'와 '세금 · 규제 완화'의 거센 파고에 휩쓸려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집을 살 타이밍을 재던 사람들이 집값 급반등에 발을 동동 굴리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실물경기 부진 속에서도 자꾸 커져가는 조바심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불안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이 추세적인 것인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총액 규제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을 보면 시장 상황이 심상치않게 돌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가 그나마 버틴 데에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 회복이 적지 않은 공(功)을 세웠습니다. 정부의 규제로 부동산시장이 다시 침체된다면 실물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 충격을 우리가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에 따라 대책의 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정부가 실물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금리인상 카드를 동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검토한다는 대책의 충격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nhyun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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