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결혼식이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사회 저명인사들이 조촐하게 자녀 결혼식을 올려 화제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시내 모 성당에서 장녀 혜영씨의 결혼식을 치렀다. 김 원장은 금감원 직원들은 물론 평소 친분이 있는 금융계 인사들에게는 이를 알리지 않고 친지들만 초청했다. 축의금과 화환도 받지 않았다. 청첩장 · 축의금 · 화환이 없는 이른바 '3무(無) 결혼식'을 실천에 옮긴 것.

부득이하게 받게 된 축의금 전액은 사회복지단체인 사단법인 빛나라에 기부했다. 김 원장은 지난해 6월 차녀 혜진씨 결혼식도 '3무'로 남모르게 치렀다.

LG전자 부회장 출신인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도 지난달 18일 아들 호빈씨의 결혼식을 구본무 LG그룹 회장,허동수 GS칼텍스 회장,구자홍 LS그룹 회장 등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온 일부 지인들과 친지들만 초청한 가운데 조용히 치렀다. 김 사장이 한전의 고위 간부들에게 "오지도 말고 알리지도 말라"라고 엄명을 내린 탓에 한전 본사 직원은 물론 산하인 발전 자회사 사장들조차 뒤늦게 결혼 소식을 접했다는 후문이다. 결혼식장에 축의금 접수 책상도 두지 않았다.

한 결혼식 참석자는 "지난해 LG전자 부회장에서 한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대적인 공기업 혁신을 강조해왔던 김 사장이 스스로 윤리경영을 실천에 옮긴 것 같다"고 전했다.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3무 결혼'을 행동으로 옮겼다. 이 전 회장은 지난달 말 둘째 딸 결혼식을 특급호텔이 아닌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인근의 발달장애아 학교(밀알학교)에서 치렀다. 축의금은 받지 않았고 청첩장도 가까운 친척들에게만 돌렸다. 박 회장도 딸 결혼식에 친 · 인척만 초청하고 축의금과 화환도 일절 받지 않았다.

이태명/이정호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