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관 디아지코리아에과세예고…2일 과세전적부심 "재조사" 결정

2000억원 대의 사상 최대 관세 추징사건이 원점에서 재검토 될 전망이다.

서울본부세관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는 2일 오후 내외부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7월 첫 회의를 열고 서울세관의 디아지오코리아 과세예고통지에 대해 재조사할 것을 결정했다.

통상 과세전적부심에서 납세자의 이의제기에 대해 '기각'이나 '인용'의 결정을 하는데 반해 이번 재조사 결정은 양쪽 모두의 입장을 반영해 재조사라는 중립적인 조정결정을 내린 것.

지난해 12월 2064억원이라는 사상 최고액의 관세를 예고 통지한 이후 이날까지 무려 4차례나 과세전적부심이 열렸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서울세관은 디아지오코리아가 지난 2004년 6월부터 2007년 6월까지 3년동안 이전가격을 낮춰 세금을 적게 낸 것으로 판단, 장장 1년여간의 세무조사를 통해 작년말 2064억원을 과세예고 통지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본사와의 계약관계에서 틀린 정보와 자료를 제공해 낮은 가격에 위스키원료를 수입했고, 이에 따라 과세가격이 낮아지고 관세와 주세 등도 덩달아 낮아지면서 고의적으로 세금을 축소했다는 것.

특히 관세청은 2004년 초 주류업계 과세기준 작성 당시와 비교해 국내 시장 상황이나 국제 시세, 업체 영업이익률 등 경영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수입물품의 신고기준도 달라져야 한다며 디아지오가 경영상황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일부 데이터를 누락해 세금납부액을 고의적으로 줄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디아지오코리아는 현재 적용하고 있는 과세가격평가방법이 2004년 관세청으로부터 승인받은 기준에 따른 것으로 문제가 없고, 국제기준에 따른 가격산정으로 관세포탈과는 거리가 멀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입장에선 작년 국세청의 주류수입면허 취소에서 겨우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2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다시 납부할 만큼 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법무법인 김앤장 등을 대리인으로 내세우면서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통상 1차 회의에서 결론이 나는 과세전적부심이 6개월여간 4차례나 진행됐다는 점은 이러한 양측의 절박한 입장이 반영된 것.

이날 재조사 결정이 내려졌지만 관세청이 이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수도 있다. 과세전적부심의 결과가 세관장의 결정을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1주일 후 세관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재조사를 해서 세액이 조정될 수도 있고, 2064억원이 그대로 과세통보 돼 디아지오코리아가 조세심판원이나 행정소송이라는 다음 불복단계를 밟을 수도 있다.



세관장이 재조사를 선택할 경우 1개월에서 2개월여간 조사가 추가로 진행되며 결과에 따라 세액은 줄어들수도, 늘어날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 관세전문가는 "통상 세관장이 과세전적부심의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재조사가 진행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세일보 / 이상원 기자 lsw@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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