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 '마하펜' 대박…고시촌에선 "모르면 간첩"

사범시험과 행정고시, 공인회계사 등 국가고시 2차 시험이 잇따랐던 지난 6월.고시촌이 몰려있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봉천동 일대 문방구마다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국산 필기도구인 '마하펜'이 동났기 때문이다.일부 고시생들은 이웃동네까지 원정 구매를 다녔지만 품귀현상으로 발을 동동 구르기는 마찬가지였다.

모닝글로리가 지난 3월 야심차게 내놓은 '마하펜'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갑자기 나타난 1000원짜리 국산펜이 수험생들의 필통을 점령한 일본펜 '사라사', '에너겔' '하이테크' 등의 아성을 훌쩍 넘어 선 것이다.

마하펜은 특히 필기도구에 유독 민감한 고시생들의 마음을 한 순간에 사로 잡았다.그만큼 필기감과 경제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일부 고시생들 사이에서는 '마하펜을 써야 고시에 합격한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 입소문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보통 사시 2차처럼 주관식 시험을 하루 종일 치를 때면 필기감이 좋은 펜을 선택하는 게 필수적이다. 마하펜은 0.4mm의 수성펜으로, 파이프팀을 펜 끝에 달아 기존 수성펜보다 번짐 효과가 적으면서도 잉크가 부드럽게 나와 필기감이 뛰어나다. 또 시중에 판매되는 기존 볼펜이나 중성펜보다 수명이 약 5배나 더 길다.

모닝글로리 홍보팀 장현국 과장은 "기존 시중에 나와 있는 기존 볼펜이나 중성펜은 필기거리가 1000m를 넘지 못하지만 마하펜은 탱크형 잉크 카트리지가 적용돼 5000m까지 사용 가능하다"며 "마하펜은 1500~3000원 하는 일본펜보다도 가격이 훨씬 저렴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폭발적인 반응에 본사는 주문 물량을 대느라 정신이 없다. 마하펜은 출시 일주일 만에 15만 자루가 모두 판매됐다. 첫 출시 때는 하루에 5000자루가 생산됐었지만 7월부터는 하루에 1만5000 자루를 생산한다. 그래도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공급이 달리는 형편이다.9월에는 자동화기기를 들여와 생산량을 하루 5만 자루로 늘릴 계획이다.

모닝글로리는 8월 말까지 마하펜이 110만 자루 이상 팔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필기구 시장에서 연간 100만 자루 이상 팔리면 '대박상품'이라고 보는데, 모닝글로리가 목표달성에 성공한다면 '대박'기록을 6개월이나 단축시키는 새 기록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과장은 "대기업에서도 대량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고시생을 비롯한 학생들 수요가 워낙 많아 영업사원들에게 대기업 물량은 마하펜 말고 다른 것을 권하라고 당부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본사 쇼핑몰에서도 품절상태여서 최소 8월은 넘어야 시중에서 마하펜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1000원짜리 펜을 한 자루 사기 위해 두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마하펜의 인기는 온라인에서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포털 네이버의 한 블로거는 "펜촉에서 잉크가 번지지 않아 필기감이 좋다 한꺼번에 3개나 샀다"며 "펜에 대해 약간 까다로운 편이라 만년필을 살까 생각했는데 1000원짜리로도 만년필 못지 않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블로거는 "교보문고에서 마하펜을 판다길래 책사러 가는 길에 하나 구입하려고 했는데 벌써 품절이었다"며 "다행히 동네 문구점에서 2자루를 구입했다"고 말했다.그는 "문구점 주인이 '우리 동네는 학생들이 공부를 안해서 그런지 마하펜이 남아있다'고 말할 정도로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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