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은 현장의 주요 이슈와 관심사를 취재 기자의 입을 통해 들어보는, 새로 선보이는 코너죠 ‘부동산 뷰’ 시간입니다. 첫 순서로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 대해 서울시 출입하는 박준식 기자와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박 기자 한강 르네상스는 많이 들어봤는데, 어떤 사업을 말하는 것인가요. 한강 르네상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가 구상하는 서울의 미래 모습을 살펴봐야 합니다. 오세훈 시장이 꿈꾸는 서울의 미래는 ‘맑고 매력 있는 도시’입니다. 서울의 면적은 세계 주요 도시들과 비교해 크지 않지만 인구나 생산성 등을 따져보면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입니다. 오 시장은 여기에 한가지 더 서울만이 가질 수 있는, 서울 하면 세계인들이 인정할 수 있는 맑고 매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로 한강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강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서울의 가치를 높이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가요. 한강은 길이도 길고 강 폭도 넓다 보니 생각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다름 아닌 강남과 강북을 분리시키는 차단막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강남과 강북은 경제, 문화적으로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구요, 강동과 강서는 서울 발전의 변두리에 머물면서 지역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강 개발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오세훈 시장의 목표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한강 르네상스라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어떤 대책들이 나와 있나요 네 일반인들이 한강하면 떠올리는 것은 둔치, 옛말로 고수부지죠, 시민공원, 야외수영장 정도가 대부분입니다. 한강 르네상스는 한강 자체의 개발을 포함해서 한강 주변을 통합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입니다. 한강 둔치의 콘크리트를 철거하고 친환경적인 생태 공간으로 바꾸는 것은 한강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일입니다. 한강변에 성냥곽처럼 둘러선 아파트를 조금 뒤로 물리고 새롭게 구성하는 것은 한강 인근 지역의 개발을 앞당기는 것입니다. 용산과 마곡지구 등에 선박과 여객 터미널을 만드는 것은 서해 개발과 연계한 종합국토개발과 관계가 깊은 사업입니다. 하지만 조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강이 서울의 중심이라는 부분은 인정을 하겠지만 그렇다고 서울 사람들이 모두 한강과 붙어 있는 곳에 모여 사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 부분이 서울시가 해결해야 할 쉽지 않은 숙제 맞습니다. 한강 르네상스 계획을 보면 서울시 행정구역내이 한강권역과 한강에 인접한 강남북 1키로미터 내외의 구간을 구체적인 개발 범위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한강에 바로 붙어 있는 아파트나 상가 등만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오해를 받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오해가 아닌 것 같습니다. 서울시도 그래서 한강 개발과 관련해서 처음부터 공공성이라는 부분을 강조한 것 같은데, 그렇게 이해해도 되겠죠. 한강 르네상스의 본질과는 관계없이 집값을 부추킨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한강 개발 계획 이후 잠실, 여의도, 압구정동, 성수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 크게 올랐습니다. 이곳들은 한강과 바로 인접한, 한강 르네상스의 최대 수혜지입니다. 물론 한강의 공공성 회복이 제대로 실현되면 이런 수혜를 입은 지역과 사람들의 이익을 다른 지역과 서울시 전체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지만 현재까지는 집값만 올리고 있는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조금 걱정이 되는 부분은 한강은 매년 지금 같은 장미 때나 폭우가 내리면 절반 이상이 잠기지 않습니까. 아무리 멋있고 잘 지은 공간이라도 물에 잠기면 소용없지 않나요. 실제로 얼마전 서울에 집중폭우가 왔을 때 일부 구간이 물에 잠겨 진흙탕으로 바뀌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서울시는 아직은 모든 공사가 끝난 것이 아니고 둔치 인근에 보를 설치해 한강이 범람을 해도 주변이 물에 잠기기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과연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속단하는 것은 무리지만 한강 인근, 워터프런트 전체 지역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걱정됩니다. 여기서 잠시 용어 정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강 르네상스는 이제 어느 정도 알 것 같은데요, 신문이나 TV를 보면 한강 공공성 회복, 워터프런트, 수변도시 새로운 말들이 많이 나오던데 이게 다 무슨 말인가요? 한강 르네상스는 사업명입니다. 수변도시는 강 옆에 있는, 강의 장점을 이용하는 도시를 말합니다. 워터프런트는 수변도시, 수변공간을그냥 영어로 바꾸어서 말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수변도시 보다는 워터프런트라고 말하는 것이 뭔가 있어 보이고 마케팅적으로 유리할 것 같아서 요즘에는 워터프런트라는 말은 더 자주 할 뿐입니다. 최근에는 오세훈 시장이 또 용어를 하나 말했는데요, 한강 아레나 씨티를 개발한다고 하는데 뭔가 새로운 계획이 추가된 것인가요. 이 부분에 대한 서울시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한강 공공성 회복’이 한강변에 공공공간을 확보해 시민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출발 단계였다면 이번 ‘아레나시티 조성계획’은 이 공간에 무엇을 채울까에 대한 해답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아레나 씨티는 어떤 모습인지는 서울시의 말을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열린 공간을 마련해 서울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는 것이 아레나씨티의 의미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의 궁금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럼 처음에 한강 르네상스 계획을 수립할 때, 한강 공공성 회복을 선언할 때는 그 공간에 무엇을 채울지 생각하지 않은 것인가. 물론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서울시가 개발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용어와 개념을 만들어 내는 것은 사업의 본질을 흐릴 수 있는 말 장난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또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원론적인 질문이지만 왜 한강인가 하는 점입니다. 한강 말고도 서울시는 개발해야 할 땅도 많고 사업도 많지 않나요. 한강에 상당한 역량을 투입하는 것은 결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운하, 또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요. 아시다시피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고 서울시도 이에 맞장구를 친다고 봐야 합니다. 실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보면 서해연결 기반 조성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한강 르네상스는 개발 사업의 전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둔 것 같습니다. 똑같은 사업비를 들어서 일을 하더라도 기왕이면 보기 좋은 사업을 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본질에서 벗어나 서울의 집값을 올리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전시행정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로부터 물을 어떻게 다스리냐에 따라 한 국가와 도시의 흥하고 망함을 결정했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박준식기자 immr@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