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발광다이오드) TV라는 장르를 개척한 삼성전자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모델이 'LED TV 8000'이다. 46인치와 55인치 두 종류로 가격은 각각 470만원대와 690만원대다. 같은 크기의 LCD(액정표시장치) TV에 비해 100만원 이상 비싸지만 '돈값'을 제대로 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독일의 포커스 등 주요 외신들도 이 제품에 대해 '사랑에 빠질 만한 TV''TV의 정의를 새롭게 하는 제품' 등의 찬사를 쏟아냈다.

기존 제품인 6000,7000 등과의 차이점은 초당 구현할 수 있는 화면의 숫자를 의미하는 ㎐(헤르츠)다. 120장이 한계였던 기존 제품의 두 배인 240장을 1초에 재현해 내는데 성공한 것.응답속도를 1000분의 4초 이내로 줄인 게 240㎐ 기술의 핵심이다. ㎐가 높은 제품의 진가는 영화의 총격전,스포츠 중계 등 빠른 동영상을 재생할 때 알 수 있다. 잔상이 거의 남지 않아 또렷한 화면을 즐길 수 있다.

디자인도 한 단계 발전했다. TV 테두리에 '플래티늄 블랙' 색상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멀리서 보면 메탈 소재로 TV 테두리를 만든 것 처럼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면 색깔이 입혀진 유리처럼 빛의 각도와 시각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준다. 두께도 29.9㎜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손가락과 엇비슷한 수준이라는 의미를 담은 '핑거슬림'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LED TV는 업계로부터 '새로운 장르의 TV'라는 평가를 받는다. LCD TV에는 광원(光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유닛(BLU)이라는 부품이 들어간다. 지금까지는 형광등의 일종인 냉음극형광램프(CCFL)라고 불리는 부품을 써 왔다. LED TV는 형광램프를 발광다이오드로 교체한 제품을 의미한다. 수은과 같은 유해물질이 없고 TV의 화질을 좌우하는 명암비나 색 재현성도 한층 뛰어나다. 소비전력 역시 CCFL 제품보다 적다.

이 제품은 뒷면 테두리에만 LED등을 다는 '에지방식'으로 제작됐다. 전면에 LED등을 설치하는 '직하방식' 제품에 비해 완제품의 두께가 얇고 전력 소모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LED TV 8000에는 0.5W짜리 LED등 480개가 사용됐다.

삼성 LED TV는 전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3월 한국과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중국,동남아,중동 ·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 LED TV는 출시 100일 만에 판매량 50만대(유통망 공급 기준)를 돌파했다. 이는 작년 전 세계 LED TV 판매량(19만6000대)의 2배가 넘는다. 고가의 프리미엄 TV가 하루 5000대,매 시간 208대,분당 3.5대 판매된 셈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