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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릭사(絲) 제조기업 유라금사(대표 이화선)의 대구 공장은 요즘 24시간 풀가동을 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지난해보다 수출물량이 50% 이상 늘어나면서 지금까지의 생산속도로는 공급의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금사,은사처럼 반짝이는 실을 지칭하는 메탈릭사는 강렬한 색상과 세련된 이미지 연출이 가능해 스카프,넥타이 등 고급 패션액세서리의 소재로 많이 쓰인다. 대부분은 폴리에스터 필름에 알루미늄 가공을 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유라금사는 순은을 증착하는 제조방식을 고집한다. 그래서 기존 방식보다 내화학성이 높고 고온 · 고압의 염색에도 변하지 않는 등 가공성이 탁월하며,항균 · 항온 · 탈취력이 뛰어나다.

품질력을 위해서라면 까다로운 공정도 마다하지 않는 '뚝심'을 발휘한 지 올해로 21년째. 이 회사는 이제 업계 터줏대감이자 내로라 하는 고수로서 국내 섬유산업을 뒤흔들 수 있는 파워까지 갖추게 됐다. 비단 국내에서 뿐만은 아니다. 중국, 인도네시아,이탈리아,브라질,러시아 등 해외시장에도 제품력을 선보이고 있다. 2000년에는 ㈜화선이라는 제조업체를 설립해 메탈릭사를 이용한 무대복 등에 사용되는 섬유를 만들고 있다.

대구의 섬유경제를 어깨에 짊어진 이 회사의 수장은 제조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경영인 이화선 대표. 조용한 미소와 단아한 외모가 흡사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주머니와 같다. 평일에는 엄마와 아내로서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나머지 시간을 오롯이 회사의 현장 가족들을 챙기는 책임자로 산다. 이 대표 특유의 꼼꼼함과 순발력은 회사가 성장의 싹을 틔운 토양이 됐다. "잠을 안 자고라도 납기와 신용은 철저히 지킨다"는 그의 소신 덕분에 외환위기와 9년 전 화재사건 등 위기 속에서도 오뚝이와 같은 생명줄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메탈릭사와 자연염색을 접목시켜 넥타이와 노리개 등 실크 소재로 된 작품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웰빙 향주머니,여성용 핸드백 등의 새 제품을 선보이면서 인터넷 몰을 통한 판매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17일에는 섬유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여성 경제인의 위상을 강화한 공로로 인터넷 매체 뉴스웨이 신문이 주최하는 '제8회 장한 한국인상'을 받는다. 앞서 11일에는 '전문직여성 한국연맹 새대구클럽'의 회장으로서 대구지역 여고생 120명을 초대해 '청소년리더십캠프'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