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대출 5개월만에 감소

작년 하반기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2년 이상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용도 하락으로 대출이 어려워진 서민과 자영업자 등이 아파트와 주택 등 건물을 담보로 생활자금과 운전자금 확보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출구전략 논의 등으로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의 상환능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은행, 농협 등 6개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29일 현재 209조1천153억원으로 전월말보다 2조183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천124억원 감소했지만 다른 은행들은 대부분 2천800억~6천500억원 늘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에도 증가함에 따라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은 2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5월 말 현재 250조8천879억원으로 2007년 6월 이후 24개월 연속 증가했다.

2년간 증가 폭은 33조8천374억원에 달하고 있다.

월평균 증가액은 2007년 6월 이후 작년 말까지 1조2천574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1~5월 사이에는 2조2천409억원으로 확대됐다.

경기 둔화로 집값 급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지만 주택담보대출이 오랜기간 증가하는 것은 신용도 하락으로 소호대출 등 중소기업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서민과 자영업자 등이 건물을 담보로 생활자금과 운전자금을 마련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개 주요 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지난달 29일 현재 266조3천654억원으로 전월보다 9천728억원 감소했다.

올해 1월 이후 증가세를 보여온 중기대출의 월중 증가액은 지난 2월 2조2천976억원에서 3월 1조6천700억원, 4월 1조3천773억원, 5월 7천706억원으로 줄었고 지난달에는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따라 대출금리가 상승하거나 집값이 떨어지면 일반 가계나 중소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이 급속히 약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최근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이유는 집값 급등 우려로 주택마련용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던 2~3년 전 호황기와는 다르다"며 "소득이 줄어든 영세 자영업자와 서민들이 집 등 부동산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기 전에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가계 부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확장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