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여파로 위스키 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롯데칠성의 스카치 블루는 상대적으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2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회사 측은 올해 224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스카치블루의 성공 요인으로는 한국인의 취향에 맞춘 맛을 들 수 있다. 스카치블루는 30년산,21년산,17년산 스페셜 · 인터내셔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17년산 인터내셔날이 스카치블루 매출의 85%를 차지한다.

인터내셔날은 언더록을 좋아하는 서양인들과 달리 스트레이트로 마시기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차별화했다. 외국 수입브랜드들은 서구인들의 입맛에 맞게 제조된 반면 스카치블루는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게 제조됐다. 업체 관계자는 "위스키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맛과 향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스트레이트로 위스키를 마시면 위스키 제조공정에서 밴 연기 향이 거북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 이를 적절하게 조절한 것이 먹혀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스카치블루란 이름을 통해 스코틀랜드 최상의 스카치위스키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고,위조방지장치로 소비자들이 믿음을 갖게 한 것도 성공비결이다.

롯데칠성은 2005년부터 스카치블루 제품에 위조방지장치를 단 용기를 사용했고 2007년에는 DNA시스템이란 위조방지장치를 도입했다.

고객 밀착 마케팅 전략도 먹혀들었다. 스카치블루가 처음 출시됐을 때 위스키의 주 소비장소인 유흥업소에 진입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위스키 유통 특성상 기존의 메이저 공급업체와 유통을 맡고 있는 주류 도매상,소비 장소인 유흥업소의 거래관계가 워낙 견고하게 맺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칠성은 주류 도매업자보다는 유흥업소 종업원에 포커스를 맞춘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을 택했다.

초창기 일선 영업사원들은 1인당 5~10개씩 대형업소를 나눠 맡고 오후 5~9시 영업 시작 전 업소의 준비작업을 도왔다. 화장실 청소를 비롯한 테이블 세팅작업까지 도와주며 인간적으로 신뢰를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제품 출시 후 3개월이 지나면서 유흥업소 직원들에게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지금의 스카치블루 판매의 디딤돌이 됐다. 이 같은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신규 개척 인센티브제도 등을 도입해 회사에서도 영업사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스카치블루는 한마디로 제품,유통,광고,판촉전략 측면에서 종합적인 마케팅의 성공작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적인 위스키를 개발,보급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