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회장(87 · 사진)이 1948년 일본 롯데를 창업한 이후 50여년간 유지해 온 사장직에서 퇴임,회장으로 물러난다. 일본 롯데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에서 전문 경영인을 사장급으로 영입한 데 따른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0일 일본 제과업체인 롯데가 쓰쿠다 다카유키 전 일본 로열호텔 회장(65)을 사장으로 영입하고 신격호 사장은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내정했다고 보도했다.

신 회장은 일본의 10개 롯데 계열사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에서도 사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다. 일본 롯데와 롯데홀딩스의 직급 체제를 동일하게 유지하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롯데와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사장과 차남인 신동빈 부사장(롯데그룹 부회장)의 직급도 모두 부회장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고령인 신 회장이 일본 롯데를 시작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가 전문 경영인을 영입한 데 따른 단순한 직급 조정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일본 롯데는 한국 롯데와 별개로 규모도 (한국 롯데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며 "신 회장이 한국과 일본에서 한 달씩 머물며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